김경식 베스티안재단 이사장

김경식 베스티안재단 이사장

[동양일보]30여년 가까이 의사를 하면서 되돌아보면 가장 보람찬 일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었다. 최근들어 바쁜 일정에도 환자를 다시보기로 한 일은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환자를 보다보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의 본질은 환자의 치료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베스티안 병원이 최근 소아병동과 소아 진료시간 확대 역시 환자 치료 집중의 일환이다. 소아 진료는 필수 의료영역이지만 병원 경영으로는 다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급변하는 의료환경 가운데서 소외된 환자를 외면하지 않고 환자가 적시에 좀 더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 바로 의료의 본질이며 베스티안 재단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여 의사결정을 쉽게 내릴 수가 있었다.

이렇듯 우리가 오송이라는 곳에 종합병원을 재단 스스로의 힘으로 설립하고 지금까지 운영되어 오는 것 역시 환자 치료라는 본질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문제의 해결점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되짚어보며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해의 끝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떳떳했는가?’ 자문해보는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간혹 우리 주위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지내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그들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는 긍정의 힘으로 그런 사람들의 마음이 바뀔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목적지를 갈 때 너무나 당연하게 네비게이션을 사용하게 된다. 심지어 아는 길이라 할지라도 왠지 네비게이션의 안내 음성이 없으면 불안하다. 그러다 우리는 네비게이션이 아는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안내할 때 당황하게 된다. 때로는 익숙한 길이라 할 지라도 지도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2024년의 계획을 세우기 전에

10년 뒤, 2034년 우리는 어느 자리에 서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 위치를 지도 상에 그려보면서 2024년을 계획하자면 우리는 좀 더 우리 본질에 더욱 가깝게 여행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최근 음성소방서에서 화상환자를 구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 구급대원 및 소방관 교육을 요청해왔다.

소방서의 본질은 사람을 구하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화재사고라는 특수상황에서도 피구조자를 좀 더 안전하게 구조하고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 싶다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안전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 주위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많은 사람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여러가지 어려움과 실망스러운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도 미래를 밝게 그려갈 수 있는 이유다.

병원도 그중의 하나다. 병원은 이웃에게 건강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건강을 가져다 주고자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의 발전을 필두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기술들이 병원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

오송에 설립된 베스티안병원에는 임상시험센터가 있다. 기술들이 임상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하는 하는 곳이다.

연구개발이 실제 환자를 치료하고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 실제로 검증하는 기관이다. 그렇다 보니 많은 기업들과의 협력이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는 많은 연구개발 과제라는 당근으로 병원에게 환자를 위한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많이 주고 있다. 우리병원은 전문병원이지만, 대형병원만큼의 인력은 없다.

하지만 충북 오송에 내려오면서 환자를 위한 제품, 환자를 위한 회사, 연구소들과 협력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충족요구사항(unmet needs)의 많은 부분은 바로 병원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다. 이점이 바로 오송과 대구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만들고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병원, 공공지원기관을 입주시킨 이유이다.

해가 가기전에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정체성과 존재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많은 예산과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정성이 담긴 곳이 바로 이 곳 오송 첨복단지이다. .

이곳이 정말 미래 대한민국의 바이오헬스산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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