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직 거친 73년생 엘리트 검사…조국 수사 지휘하며 문 정부 시절 좌천
윤 정부 출범 이후 최측근 실세 부상…야 공세에 직설 화법 대응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50)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되면서 정치 무대 데뷔를 앞두게 됐다.

당 지지율 답보와 지도부 리더십 부재로 위기에 빠진 여당을 구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인 한 지명자가 급히 소방수로 투입된 것이다.

엘리트 특수부 검사이자 이른바 '스타 장관'의 삶을 살아오며 대중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한 지명자가 이제는 집권 여당을 지휘하는 선장으로서 리더십과 정치력을 매 순간 평가받는 엄혹한 검증 무대에 올랐다.

1973년생으로 강원도 출신인 한 지명자는 서울 현대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검찰 주요 요직을 거친 '엘리트 검사'로 평가받는다.

한 지명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에서 SK 분식회계 사건, 대선 비자금 사건, 현대차 비리 사건,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 사건 등을 수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윤 대통령과 굵직한 사건을 함께 수사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이후 꾸려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 대통령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취임 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자 한 지명자는 반부패·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를,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한 장관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으며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한 지명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눈 밖에 나게 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한 지명자는 검언유착 의혹으로 2년여 간의 수사를 받았지만, 고난의 시기는 길지 않았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 한 지명자는 첫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돼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주로 민주당의 공세에 맞서는 데 초점을 뒀다.

취임 일성으로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2022년 5월 17일)이라 했고, 황운하 의원을 향해 "직업적 음모론자"(2022년 11월 7일), 최강욱 전 의원에게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아"(2023년 11월 24일) 등의 공세적 발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평가에서 탈피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 국무위원 시절 굳어진 대야 공격수 이미지를 벗어나 중도층까지 품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한 지명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만약 성공적인 비대위 운영으로 여당의 총선 승리를 끌어낸다면 한 지명자는 유력한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여당의 위기 속 구원투수로 등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소하게 승리하더라도 한 지명자의 정치적 영향력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총선에서 제1당 탈환에 실패한다면 패배 책임은 오롯이 총선을 지휘한 한 지명자에게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실패한 정치인 이미지가 씌워지면서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