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진산성지성당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불리는 진산성지 숲길 조성

주임신부 김용덕 야고보

[동양일보 김현신 기자]대전에서 남쪽으로 대둔산로를 따라가다보면 유등천이 지방천을 끌어안는 금산 복수면 구례리가 나온다. 여기서 지방천을 끼고 난 실학로를 구비구비 달리면 대둔산 자락에 닿는다. 금산의 풍광에 감탄하는 사이 소박하지만 정갈한 건물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성지의 일번지가 진산(珍山)성지이다.

진산성지성당(주임신부 김용덕 야고보)은 2017년 5월 29일 등록문화재로 682호로 지정됐다. 1927년에 건립된 이 성당은 진산지역 천주교의 오랜 역사를 계승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절충식 한옥성당으로 기존 등록 사례와 차별되는 건축적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내부를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보존, 관리 상태도 양호하여 등록문화재가 되었다.

1886년 조불조약 이후 선교사들의 활동이 점차 자유로워지면서, 흩어져 있던 신자들이 모여 진산 지방리에 가사벌 공소를 다시 일으켰다. 1927년 가사벌 공소의 이의규 회장이 현재의 진산성지가 있는 땅을 기증하였고, 그곳으로 공소가 옮겨져 성당이 건립되었다. 이는 공소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이씨 집안의 경제적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이 성당이 현재의 진산성지 성당이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 2014년 8월 16일 윤지충과 권상연을 복자품에 올렸다. 천주교 대전교구에서는 기존의 가사벌(지방리) 공소를 진산성지로 승격하여 세 복자(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고귀한 정신과 신앙을 기리며 같은 동네에서 거주하다 1866년 병인박해 이후 순교한 김영오, 김영삼, 김요한, 김춘삼 등 네 분의 순교자들도 함께 기리고 있다.

진산은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의 제사문제와 관련해 진산산건(1791년)일명 신해박해(辛亥迫害)가 일어난곳이다. 그 이후로 교우촌이 형성하고 지역의 천주교 중심지 역활을 하였던 종교적 역사성이 깃든 장소이다.이곳은 한국 교회의'최초 순교자들(윤지충과권상연)'이 나서 성장하고 묻힌 터전이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교황에 의해 '첫순교자들'은 복자품에 올랐고, 더구나 윤지충이 124위 복자들 중 대표 순교자가 되었다.

천주교 진산 성지 성당은 1927년에 프랑스 선교사 박 파르트네 신부의 주도로 건립된 소규모 목조건물로 한식목구조(2고주 5량가) 절충식이며 2열의 내부 고주에 의해 가운데 신랑(Nave)과 좌우 측랑(Aisle)의 구별이 뚜렷한 삼량식 공간을 구성하고 있으며 7개의 베이를 이루는 장방형 건물로 맞배지붕 형태를 하고 있다. 제단부(벽제대, 난간, 마루), 지붕구조, 내·외부기둥은 원형이다. 1960년대초 외벽체 하부에 시멘트벽돌을 사용하여 벽체를 보강하는 그 당시의 독특한 공법을 보여주고 있다. 현관 쪽의 중2층과 목조종탑은 안전문제로 철거되었고, 종탑은 2004년 현재의 시멘트벽돌조의 종탑으로 재 보수했다.

천주교 진산 성지 성당은 한국사와 천주교회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초기 한식목구조(절충식)의 고유한 양식과 의장적 요소가 잔존하는 한국천주교 유산으로 건축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있다. 금산 김현신 기자 nammikl@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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