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동양일보]음주시 건강을 위해 식사를 잘하고 술은 천천히 물은 자주 많이 마셔야 한다. 음주 속도를 늦추면서 알콜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물은 알콜을 희석해 취기를 완화하고 포만감으로 음주량을 줄이고 이뇨작용을 촉진 시켜 알콜을 빠르게 배출시킨다.

음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장기는 위장으로 음주 후 숙취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 과음을 하면 소변량이 증가되고 탈수로 인한 갈증이 심해지고 두통, 어지럼증이 생긴다. 비타민과 미네랄의 흡수장애가 일어나 이들 음료를 마시면 좋다. 음주 전 한잔의 우유는 위점막을 코팅해 알콜 흡수를 줄인다. 탄산음료는 위점막을 자극하므로 금해야 한다. 음주 후 해장국, 콩나물국, 북엇국, 재첩국 등의 속풀이 음식과 따뜻한 녹차, 꿀물, 칡차, 생강차 등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술은 양날의 검과 같아 적당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지나치면 심신에 상처를 남긴다. 알콜로 손상된 뇌신경계의 대표적 증상은 기억력 저하와 인지능 장애이다. 과음시 급성 알콜중독으로 발생하는 블랙아웃은 일시적 현상이지만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뇌세포가 심각하게 손상돼 알콜성 치매에 이를 수 있다.

술에 안 취하거나 단번에 깨는 방법은 없다. 가장 좋은 직접적인 방법은 ADH(알콜분해효소)와 아세트알데히드분해 디톡스 효소인 ALDH(아세트알데히드분해효소)를 복용하는 것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의 주범이자 간 손상의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기존 숙취 약들의 대부분은 간 보호 물질이었다. ALDH는 아세트알데히드 해독의 핵심 효소지만 체외에서는 생성되지 않는 물질이다. 최근 열대우림 맹그로브 숲 토양에서 발견된 미생물에서 생합성 과정중 ALDH가 생성되는 것이 확인돼 이 성분으로 만든 ALDH효소 제품이 개발됐다. 유전적으로 ALDH가 결핍해 술에 약한 사람이나 술을 잘 마시는 사람에게도 빠르게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시켜 알콜해독에 도움을 주는 획기적인 숙취해소제이다.

건강 남성의 경우, 하루 소주 1~4잔 정도는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하루 알콜 30g 정도의 적당량 음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치를 높이고 혈소판응집을 줄여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도 있지만 건강상 잇점을 뒷받침할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자주 음주하더라도 반드시 3일 연속해서 금주해야 한다. 알콜해독을 위해 피로한 간에게 회복기간을 주기 위해서다. 유전적으로 ALDH가 결핍되어 술이 약한 사람도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알콜을 처리하는 MEOS(미소체알콜산화계) 효소가 일시적으로 증가되어 주량이 늘게 되는데 알콜 분해력 증가와는 무관하게 간 손상은 더욱 심해진다.

음주 전후 약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음주 후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알콜자체에 의한 간손상과 함께 타이레놀 대사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을 알콜이 배가시켜 치명적인 간손상이 유발된다. 음주 후 당뇨약 복용은 알콜성 저혈당, 수면제 복용은 불면증, 인지기능저하, 심하면 호흡마비 위험이 있다. 음주 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용은 위손상이 유발되고, 항히스타민제 복용은 졸음,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유발되어 주의해야 한다.

한국인 30%는 유전적으로 ALDH치가 낮아 한 잔 술도 독이 되므로 술이 약한 사람에게 음주를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기에 연말 술자리 건배사는 ‘얼굴 빨개지는 사람 빼고 건배!’로 하면 어떨까? 술에 의한 간 손상은 음주기간과 음주량에 비례하므로 술이 세다 많이 마시면 알콜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어 간 손상은 배가 되므로 괜한 자신감으로 지나친 음주는 삼가해야 한다. 술 한잔의 미학! 술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지혜로 정겨운 사람들과 회포를 푸는 즐겁고 뜻깊은 연말 술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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