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동양일보 기자]한 해가 이제 몇 시간을 남기지 않은 채 거대하게 저물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간 한 해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게 된다. 특히 올해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적폐를 드러낸 해였다. 때문에 우리는 붉은 노을의 기운 속에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콧등 시큰하게 기억한다.

극단으로 흐르는 진영정치…민생보다 이념투쟁 매몰, 이재명 사법 리스크…체포동의안 가결·구속영장 기각, 납치살해·흉기 난동…잇단 흉악범죄에 시민 불안, 새만금 잼버리 파행…’네 탓’ 공방 정쟁으로 비화, 2030부산엑스포 유치 불발, 치솟는 식품 물가에 서민 부담 가중, '무너진 교권' 교사 잇단 자살로 교직사회 분노 폭발...올 한 해는 이것들을 다 견뎌내고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던 힘겨운 해였다.

그중에 가장 아픈 것은 교사들의 자살 사건이다 얼마나 우리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권리가 무너졌길래 교사들이 스스로 절명을 택하겠는가.

지난 9월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40대 대전 A교사의 경우, 학부모의 고소에 대응해 무혐의 결론이 나기까지 10개월 동안 학교와 교육청 등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혼자서 기나긴 싸움을 감당해야 했다고 한다.

2024년 우리 사회는 무엇보다 삶의 속도를 '느리게' 조절해야 할 것이다.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헐벗은 약육강식의 경쟁으로 치닫지 말아야 한다.

이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이다. 밝아오는 갑진년(甲辰年)이 국태민안(國泰民安)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뜻을 모으는 시간이면서 계묘년의 사건과 사고가 남긴 교훈이 무엇인가를 되살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끝으로 동양일보도 충청인의 민의를 대변한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해부터 독자들의 아침을 열어 나가려 한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새해에도 동양일보를 더욱 아낌 없이 사랑해 주시기를 머리 숙여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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