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로봇 하운드(Hound) 19.87초에 주파… 기네스북 올라
실내 러닝머신 달리기는 세계 최고 MIT 기록도 제쳐
현재 전기 모터 기반 사족로봇 최고속도 기록

박해원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KAIST의 기술로 직접 설계 제작된 사족 보행 로봇과 AI 학습 기반 제어기로 보행 로봇 세계 최고속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사족 보행 로봇의 100m 달리기 기록이 기네스 세계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박해원(사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사족 로봇 KAIST 하운드(Hound)가 100m 달리기 기네스 기록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하운드는 지난 10월 26일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100미터 선을 19.87초 만에 통과한 후 완전히 멈추는 데 성공했다. 이 기록은 대전시 유성구 KAIST 대운동장의 실외 육상 트랙에서 공식적으로 측정됐다. 초속 5m, 시속 18.12km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사족 로봇뿐 아니라 이족 로봇을 포함해도 가장 빠른 기록이다.

박 교수는 “육상선수가 기록 단축을 위해 가벼운 운동화를 신는 것처럼, 단거리 달리기에 특화된 가벼운 발을 하운드에 장착했다”고 말했다.

하운드는 KAIST 기계공학과 동적로봇제어설계연구실(DRCD)의 박 교수팀이 직접 설계, 제작했다. 국내 기술로 탄생한 하운드는 약 45㎏의 묵직한 무게에도 험로나 계단, 장애물 구간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또 높은 경사의 계단은 물론 35㎝ 높이의 장애물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사람의 발차기와 같은 외부 충격에도 넘어지지 않고 보행을 이어갈 수도 있다.

박 교수는 "하운드는 다양한 환경에서 넓은 활용범위를 자랑할 것으로 기대된다. 몸체에 다양한 임무장비를 탈부착할 수 있고, 원격 조종이 가능해 조종자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운드는 지난해 5월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주최한 ‘로봇공학·자동화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ICRA)에서 처음 ‘데뷔’했다. 국내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앞에서 시연될 만큼 인지도가 높다.

박 교수는 “출발에서 질주·정지에 이르는 모든 동작은 강화학습 방식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 습득했다. 구동기(액추에이터)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모터 특성을 시뮬레이션에 반영해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뮬레이션에서는 로봇 개가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아직 실제 환경에서 이를 테스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운드와 같은 4족이 아닌 2족 보행의 경우 지난해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2족 보행 로봇 캐시(Cassie)가 24.73초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하운드보다 5초 느린 기록이다.

박 교수팀은 하운드의 100m 기록과 함께 러닝머신 달리기 기록도 기네스 본부에 공인을 신청했다. 하운드의 러닝머신 달리기 기록은 시속 23.4km, 초속 6.5m에 달한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족 로봇으로 알려진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치타 로봇 기록이 초속 6.4m이기 때문에 ‘2관왕’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치타 로봇도 박 교수가 MIT 연구원 시절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로봇이다.

박 교수팀은 현재 성능을 좀 더 개선한 ‘하운드 2.0′을 개발하고 있다.

박 교수는 “하운드 2.0은 로봇에 가장 중요한 모터와 감속기, 회로 세 가지를 포함해 거의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다”며 “하드웨어 개발은 마쳤고 현재 성능 테스트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