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선규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충북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

염선규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충북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

[동양일보]겨울이 되면서 각종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영하 10도 이하의 날씨가 며칠간 지속되는 경우 어깨통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사람이 유독 많아졌다. 다만 어깨가 뭉쳤다고 생각해서 방문하는 환자들 중 실제로는 어깨가 아니라 목 관절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기온이 많이 떨어지면서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의 경우 몸을 움츠리게 되는데, 이때 나도 모르게 목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뒷목부터 어깨 그리고 팔까지 통증이 이어진다면 어깨관절의 문제가 아니라 거북목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평소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으로 목 주변 통증이 종종 있던 사람이라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목통증 환자수는 233만 4178명으로 허리디스크 환자수 211만 6677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2021년 기준 목디스크의 경우 5년 사이 10% 이상 환자수가 증가하면서 100만명 수준에 이르렀는데, 아직 퇴행성 질환에 익숙하지 않는 20대 이하 환자 수도 같은 기간 12% 이상 증가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앞으로도 환자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통증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치료법이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보통 거북목이라 불리는 질환의 공식 명칭은 경추후만변형이다. 정상적인 경추는 7개의 뼈가 완만한 C자형 커브를 보여야 하는데 이 커브가 사라지고 일자 혹은 역C자 형태로 변형된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경우 목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게 되고 밀려 나온 디스크가 목 주변의 신경을 자극하는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2번과 3번 신경이 눌리면 두통, 귀통증 등이 나타나기 쉽고, 4번과 5번이 문제가 되면 어깨부터 팔까지 이어지는 통증, 5번과 6번 사이 신경이 눌리면 손목과 손가락 통증 그리고 7번 신경에 눌릴 경우 손가락의 감각이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증상이 지속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지체 없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만약 목디스크로 인해 하지 마비 증상에까지 이르렀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한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를 복용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오히려 자주 복용할 경우 위장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꾸준히 치료하는 과정에 있다면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한방에서는 목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추나요법, 침, 약침 등을 주로 활용한다. 염증을 줄여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약침이나 침을 활용하지만, 목통증의 경우 딱딱하게 뭉친 근육과 인대를 풀어 통증을 줄여주고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추나요법이 가장 대표적이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어깨, 목, 등으로 연결된 관절들의 밸런스를 다시 맞춰줌으로써 목뼈가 정상적인 C자 커브를 회복하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교정을 한다 해도 잘못된 생활습관이 지속된다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목통증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은 바른 자세를 생활화하여 예방하는 것뿐임을 꼭 알아야 한다. 독서, 컴퓨터 등을 할 때는 눈높이에 맞도록 모니터를 설치하고, 스마트폰 사용시에도 과도하게 목이 꺾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가급적 장시간 한 자세로 있지 말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요즘처럼 추운 날씨가 지속된다면 근육, 인대 등이 수축되지 않도록 체온 유지에 각별한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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