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유화 기자]30년 전, 1993년 12월 12일 ‘국보 중의 국보’로 평가되는 백제금동대향로가 부여에서 출토 됐다.

엄동설한 맨손으로 천년의 비밀을 캐낸 신광섭(72) 전 국립부여박물관 관장.

그는 지난해 백제문화제재단 대표이사직을 맡아 백제 의자왕의 딸 계산공주가 무예를 익혀 전쟁터에 나가 나라를 위해 싸웠다는 무용극‘백제의 마지막 여전사 계산공주 이야기’ 등을 개발해 무대에 올림으로서 지난해 우리나라 민족축제인‘2023 대백제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장본인이기도하다.

고향 부여에서 태어나 문화재청, 부여 등 여러 지역의 국립박물관장 등을 역임하며 오랜기간 백제문화 연구에 집념해온 그는 과거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된 금동대향로 출토 당시를 회상 했다.

“지금의 백제왕능원, 당시 능산리고분군이라고 했던 이곳 주변에는 오래전부터 와편 등이 출토되는 등 단순히 옛날 건물지로만 생각했다”는 신 전 관장은 1992년 시굴조사에 이은 이듬해 발굴조사 종료일을 앞두고 지도위원회 소집만 남겨 놓은 상태에서 조금 더 파면 뭔가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은 결국 엄동설한 12월, 백제 예술의 극치, 천년 비밀을 감춰 온 백제금동대향로의 모습을 발견할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동대향로에는 백제의 관념세계와 금속공예기술, 문화교류상까지 담겨 있다”는 신 전 관장은 “역사 학자로서 분명히 말할수 있다”며“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 위덕왕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아버지 성왕과 2만9600여명의 전몰 장병들을 위로하기 위해 건립된 왕립사찰에서의 발견됐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이유로 “향로에 있는 의장과 도안은 죽은 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속예술기술에는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백제의 예술 혼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향을 피우면 향연이 문양으로 새겨진 심산유곡으로 쭉 흘러 내려가는 모습이 마치 자영에서 보는 운해의 움직임과 같다“고도 했다. 악어 코끼리 같은 심승이 새겨진 것은 해양왕국 백제의 문화교류상을 표현한 금동대향로는 백제뿐아니라 한국고대사를 빛낸 문화재로 평가되고 있다.

신 전 관장은 특히 “많은 분들이 백제 의자왕은 술과 여자 쾌락만을 즐기며 정사를 게을리해 나라를 망하게한 왕으로 알고 있다는게 매우 아쉽다”며 그건 가짜 뉴스라고 일침 했다.“승자의 기록에 의한 왜곡”이라 강조했다. “삼국 가운데 백제가 가장 강하고 가장 글에도 능했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을 인용하며 k-컬처의 중심에 백제가 있음을 자부하고 백제문화를 통해 부여를 살리는 문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여 박유화 기자 pyh566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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