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파격적인 출산 정책에도 출생아 수가 가파르게 줄고 있어 우리를 슬프게한다.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이러한 저출산율 파고는 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이어지는 저출산 현상으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30만명대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취학통지서 발송이 끝난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올해 취학 대상 아동은 41만3056명이다. 하지만 통상 3월에 실제로 입학하는 아동은 취학 대상 아동의 90% 안팎이다. 취학 대상자는 입학 전년도 10월 1일을 기준으로 주민센터에서 파악한 아동 숫자를 기준으로 정한다. 해외 이주나 건강상 이유 등으로 10월 이후 취학 유예·면제 등을 신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초등 1학년생은 30만명대 중후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면서 학생 수 감소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 출생아 수는 35만7771명으로, 2016년(40만6243명)에 비해 4만8000명 이상 급감했다. 2026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2019년 출생아 수는 30만2676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2026년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30만명을 밑돌아 20만명대에 머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초등생 40만명이 무너진 지 불과 2년 만에 30만명이 무너지는 셈이다. 지난해 주민등록기준 출생등록은 총 23만5039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저출산 추세가 계속 심화할 경우 수년 후에는 20만명도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충청지역 초등학교 25곳도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초등학교 취학예정자에 대한 예비 소집을 마감한 결과 청주 1곳(현도초), 제천 1곳(화당초), 보은 1곳(판동초), 옥천 1곳(증약초 대정분교), 음성 1곳(오갑초), 단양 3곳(가곡초 대곡분교·보발분교, 영춘초 별방분교) 등 8곳은 취약예정자가 1명도 없다. 제천 한송초 등 11곳은 ‘나 홀로 입학식’을 치르는 진풍경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지역 올해 초등학교 취학대상자는 1만1782명으로 지난해(1만3295명) 보다 1513명이 줄었다. 충남은 더욱 심각하다.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공주 1곳(태봉초), 보령 3곳(주포초·송학초·오천초), 당진 1곳(삼봉초 난지분교장), 금산 1곳(금성초 금계분교장), 부여 4곳(궁남초·석성초·용당초·충화초), 서천 2곳(서남초·마산초), 홍성 1곳(은하초), 예산 1곳(구만초), 태안 3곳(방포초·안흥초·이원초관동분교장) 등 9개 시·군 17개교로 늘었다. 충남지역 올해 초등학교 취학대상자는 1만6146명으로 지난해보다 1682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초등학교 입학생 규모가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그린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35만 7771명인데 내년엔 32만 6822명, 2026년엔 30만 2676명으로 불과 3년 안에 취학 아동은 20만 명대까지 붕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초등학교의 위기는 시차를 두고 곧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으로 확대돼 지방소멸이 가시권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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