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훈 단양교육지원청 중등교육팀 장학사

임훈 단양교육지원청 중등교육팀 장학사

[동양일보]작년에 우리 지역의 교직원들과 ‘소소한 동행’이라는 학습공동체를 운영했다. 우리 지역과 단양교육의 장단점, 교직원 구성의 특성, 소통의 정도 등등 다양한 주제로 모임을 진행하면서 교사, 행정실, 학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지역의 분위기를 듣고 느낄 수 있었다. 연말에는 지역소멸과 학생 수 감소라는 주제로 독서토론을 진행하고, 저자를 초빙하여 이것에 대비할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사는 자료를 통해 지역의 소멸이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을 쉽게 설명하였고, 그에 따른 나름의 대책을 이야기하면서 대도시나 수도권을 따라 하려고 하면 모두 실패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잘 만든 가짜라도 명품을 이길 수는 없다. 각 지역의 브랜드를 만들고, 지역 교육의 특색을 키워야지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중심 내용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정말 바쁘게 살았다. 학교와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했다. 얼마나 만족도가 높아졌는지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간단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작은 학교가 많은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초등 7교가 진행한 ‘작은 학교들의 큰 운동회’와 중학교 5교가 함께한 ‘중3 학생 스포츠 한마당’ 그리고 ‘수능 이후 고3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학교들이 연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학교에서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각종 시설투자 예산을 확보했다. 지금은 국가 예산이 많이 축소돼 감히 말을 꺼내기도 어렵지만, 작년 이맘때 신속하게 지원해 줘야 하는 노후된 급식소, 강당 등 놀이시설, 정말 열악했던 유치원 교무실과 화장실 등 예산을 확보해 현재 시설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마치 첩보영화처럼 진행했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셋째, 해외 혹은 도시 등 체험만 하는 것에서 나아가 학습이 이뤄지기 전 사전교육과, 사후 교육을 내실화해 학생들이 좀 더 준비된 상태로 학습이 이뤄지고, 다녀와서는 지원해 준 장학회 혹은 기금관리위원회 등에 자신들의 활동을 영상과 보고서 등을 통해 설명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생각하고 탐구하면서 진정한 배움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넷째, 다양한 교육구성원과 지속적인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중했다. 교육에는 답이 없다. 어려운 일이지만 고민하고, 소통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 교육자로서 살아가는 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과정에서 급격히 감소해 나가는 학교의 학생 수 감소를 줄이기 위해 수개월의 노력을 해 여러 학생과 가족이 이곳을 떠나지 않고 교육받게 지원했다.

이와 함께 신규교사와 교직원들이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연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지역을 잘 가르치고, 나중에 어느 곳에 있든지 지역에서 꿈을 키웠던 자양분을 바탕으로 충북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교육의 못자리가 되는 단양이 됐으면 한다.

이제 새롭게 계획을 세우고, 다시 도전해 본다. 우리 지역에 맞는 교육, 우리 지역에서 학교를 다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떳떳이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함께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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