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산 아카시아꿀과 혼동 우려
농진청·양봉협회·농식품부 수정 논의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농촌진흥청이 그동안 혼용돼 잘못 쓰인 ‘아카시아꿀’을 올바른 표현인 ‘아까시꿀’로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농진청은 아까시꿀과 아카시아꿀 두 용어를 밀원식물에서 유래한 아까시꿀로 통일하기 위해 한국양봉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용어 수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흔히 알고 있는 아까시나무와 아카시아나무는 같은 장미목 콩과에 속하지만, 학명은 물론이고 영문명, 잎·꽃 형태, 개화 시기, 특징 등이 모두 다른 식물이다.

아까시나무의 종명은 ‘유사아카시아’라는 뜻의 ‘슈도아카시아’(pseudoacacia)로, 우리나라에는 19세기에 처음 들어왔다.

한국전쟁 이후 산림 녹화사업을 통해 대량으로 산에 심어지며 ‘유사’(pseudo)라는 뜻이 생략되고 ‘아카시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그 명칭이 굳어졌다.

이전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2015년 한국과 베트남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베트남산 아카시아꿀이 수입되면서 소비자들이 국내산 아까시꿀과 혼동할 가능성이 생겼다.

농진청은 잘못된 용어 사용으로 양봉 농가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국산 아까시꿀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꿀의 70%를 차지하는 아까시꿀은 설탕과 달리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뤄져 흡수가 빨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1, B2, 비타민 복합체인 니아신을 비롯해 칼슘, 구리, 철 포타슘(칼륨), 마그네슘, 망간, 소듐(나트륨), 인, 아연, 황 등 몸에 이로운 무기물이 함유돼 있다.

이와 함께 프롤린, 아스파라긴산 등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17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의 이전 연구에서는 국산 아까시꿀이 위염, 위궤양, 위암의 발병인자 중 하나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을 억제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상재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아까시꿀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소비자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연구에 기반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설 명절을 맞아 소중한 사람에게 아까시꿀을 선물하면서 정확한 정보도 공유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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