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 취재부 부국장 / 천안지역 담당

최재기 취재부 부국장 / 천안지역 담당
최재기 취재부 부국장 / 천안지역 담당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선거에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은 여당 정치인들에게는 일종의 '경선 프리패스’로 통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국회로 직행하는 '히든카드'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여당 주자들은 대통령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현수막과 SNS, 명함, 홍보물에 도배하고 '대통령 마케팅'으로 끝까지 선거를 치른다.

여당의 총선 출마자들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친윤 인사는 물론이고 대통령실, 장·차관 출신들도 윤석열 대통령과 사진이 아니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한 사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9개월여만에 2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대통령 총선 마케팅을 간판으로 세웠다가는 정면으로 얻어맞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말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9%, 부정 평가는 63%로 집계됐다.

심지어 보수층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TK)에서조차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 비율을 앞지른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충남 천안에서는 여당 출마자들이 대통령 선거 마케팅을 고수하는 모양새다. 천안을은 장관, 천안갑은 차관, 천안병은 용산 참모 출신이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 정부의 농립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황근,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신진영은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대형 선거 현수막을 그대로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인 천안에서, 그것도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아 깜깜이선거가 재현되는 상황에서 말이다. 대통령과의 의리·도리일까, 정치 감각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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