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로 관람객과 작가 만나는 특별한 공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전시 공간은 보통 화이트 갤러리가 많은데, 전시기획을 하다 보니 좀 더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갤러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설치미술 전문 갤러리의 문을 열었습니다.”

음휘선(43) 소용공간 갤러리 대표는 “소요공간은 점으로 시작해, 선으로 공간을 기획하고 면으로 작가들의 상상력을 채워가는 설치미술 전문 갤러리”라고 공간을 소개했다.

청주 중앙로의 고즈넉한 거리에 자리한 소용공간 갤러리는 청주시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5월 문을 연 공간으로 상권이 쇠락한 이 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갤러리는 중앙상가맨션, 중앙아파트, 중앙주상복합, 중앙시장아파트라고도 불리는 낡고 오래된 상가 1층에 자리 잡았다. 상가 북동에 위치해 있으며 청소년광장에서 입구가 보인다.

음 대표는 “전시기획자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 지원사업에 참여했다”며 “사실 인근에 작업실도 있고 오래된 건물이라 월세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한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갤러리지만 개관전 ‘다양성의 무게’를 시작으로 정의 작가의 ‘인터렉티브 라이팅 아트 공(空)’, 김성심 작가의 ‘골목2Q23’, 태국작가 맨다카 디어본·프라차야 라다차트 작가의 'two sided story' 등 독특한 설치미술 기획전을 열었다. 또 이슬희‧여인영‧이수진 개인전 등 3건의 대관전도 진행했다.

전시를 보고 간 관람객들은 소요공간 갤러리 방명록에 ‘감동을 받았다’, ‘이런 공간이 있어 좋다’ 등 칭찬일색의 평을 빼곡히 적어 놓았다.

음 대표는 “아직 이 거리가 활성화가 되지 못해 관람객들이 찾아올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전시를 열어 놓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정말 많은 시민들이 갤러리를 찾아 온다”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갈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가 고향인 음 대표는 서원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주로 드로잉 작업을 선보이며 현대미술 작가로 활동해왔다. 2015년 단재 신채호 전시 기획을 시작으로 매년 4~5건의 전시를 기획하며 전시기획자로 이력을 쌓아 왔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5기 출신이며 충북민족미술협회, 청주민족미술협회 등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 공간을 통해 주변에 파생되는 것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소요공간을 문화예술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당장 선언할 순 없지만 작은 파도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미나 기자 km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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