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동양일보 김선현 기자]솔뫼 성지는 충청도 내포 평야 한가운데 자리를 잡은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 114. 산에 소나무 숲이 많다고 해 순우리말로 ‘솔뫼’ 한자로 ‘송산(松山)’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탄생한 터다

이곳은 1784년 한국천주교회가 창설된 직후부터 김대건 신부의 증조할아버지 김진후 비오(1814년 해미에서 순교), 작은할아버지 김종한 안드레아(1816년 대구 관덕정에서 순교), 아버지 성 김제준 이냐시오(1839년 서울 서소문 밖에서 순교), 그리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46년 서울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순교자가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신앙과 삶의 지표가 싹튼 장소로 ‘한국의 베틀레헴’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1821년 8월 21일 태어나 1836년부터는 마카오에서 사제수업을 받았으며, 1845년 상해에서 사제품을 받고 조선에 입국해 1846년 9월 16일 군문효수형으로 순교했다. 1925년 7월 5일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복자품에 1984년 5월 6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가톨릭교회의 성인품에 오르게 됐다.

2014년 천주교 아시아 청년대회 개최와 더불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전 세계적인 천주교 성지로 명성을 얻었으며 사적 529호로 지정됐다. 2019년 11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2021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중세 문학의 정수 ‘신곡’의 단테(이탈리아), ‘죄와 벌’ 세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러시아) 등과 함께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2012년 정약용, 2013년 허준에 이어 3번째다.

솔뫼 성지의 봉헌물 중 천주교 복합 예술 공간 ‘기억과 희망’은 2014년 8월 15일 6회 아시아 청년대회와 3회 한국청년대회가 개최된 이 자리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청년들의 만남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다. 2021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20주년을 맞아 그분들과 동료 순교자들이 남겨준 위대한 신앙 유산에 대한 삶의 가치를 이어받기 위해 ‘기억과 희망’의 대성전과 함께 가톨릭 예술 공간을 조성했다.

김대건 신부 생가지는 우강면 송산리 115, 116으로 1906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순교 60주년을 맞아 당시 합덕 성당의 주임신부였던 크렘프 신부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생가터를 고증했다. 그리고 1946년 순교 100주년을 맞아 순교 기념비를 세우면서 소나무 군락지와 더불어 성지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1998년 문화재 의원들의 고증과 터에서 나온 깨진 기와들의 발굴을 통해 2004년 생가 안채가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봉헌성당 외부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밀사들이 조선 입국을 위해 탔던 라파엘호(하느님이 보호하신다는 뜻으로 페레올 주교님이 명명)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 건축했다. 서해 폭풍우에 라파엘호가 돛이 찢기고 키까지 부러져 망망대해서 인과에 따라 함께 방향성을 모두 잃었지만, 성모님의 도움으로 조선에 입국할 수 있었음을 형상화한 것이다. 또한, 모두가 순교로 하느님을 증거로 제시했기에 외관을 붉은 색깔이 나는 소재를 사용했고, 가운데 큰길은 김대건 신부님의 드넓은 세계를 향한 기개를 표현해 2006년 봉헌됐다.

성당 내부는 500명이 미사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양편의 스테인드글라스는 강경 황산포의 해도를 표현한 것으로 감성원 작가에 의해 2010년 제작됐다.

기념관 내부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애와 한국교회의 박해상황들과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편지와 기해박해 보고서를 전시하고 있다.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애에 관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지금은 수리 중이어서 5월쯤에 완전한 모습을 관람 할 수 있다.

솔뫼 아레나는 음악회와 연극, 야외 미사를 봉헌할 수 있으며, 좌석 수만 1200명이 앉을 수 있는 장소로 2011년 5월 14일에 봉헌됐다. 대형 행사 때는 3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바티칸 교황청 베드로 성당 벽감은 무려 550년간 비어 있던 자리에 지난해 9월 동양인으로는 김대건 신부 조각상이 유일하게 세워졌다. 올해 솔뫼 성지에 바티칸 조각상과 같은 김대건 신부 조각상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솔뫼 성지는 ‘아시아의 바티칸’이라는 또 하나의 상징성을 갖게 될 것이며, 국제적 성지로 발돋움해 문화관광 도시로서 당진시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솔뫼 안내도를 참조하면 사무실, 아레나, 김대건 신부 기념관, 성당, 사제관, 김대건 신부 생가· 동상, 김대건 신부 신교 100주년 기념비, 주차장 등이 있다. 김선현 기자shkim@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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