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권 / 충남 동부 본부장

유환권 / 충남 동부 본부장
유환권 / 충남 동부 본부장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의원의 설레발은 참 잔망스럽다. 공천 받기가 위태로운 정 의원은 내부 수류탄에 뒤통수가 야무지게 깨졌다.

지난 8일 국민의힘 비대위에서 민주당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의 '유엔해비타트' 논란과 관련해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이런 분은 공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전 수석이 즉시 SNS를 통해 “이미 실형을 받고 재판 중에 있는 귀당 현역 국회의원의 공천은 어찌하실 생각이냐"고 점잖게 꼬집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2심 재판중인 정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정치 선배의 나직한 ‘골디락스’ 훈계였다. 국민의힘 당규에는 이 경우 공천을 주지 않는다고 적시돼 있다.

평소 한 위원장의 발언은 만렙 고수를 자처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깃털처럼 가벼운 ‘말놀이 화법’이다. 오죽하면 과거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깐죽거리지 말라”고 했을까.

한 위원장의 ‘안해도 되는 말’ 덕분에 공천을 받느냐 못받느냐 잠 못드는 정 의원은 창졸간에 유권자들과 언론의 관심을 곱빼기로 받는 꼴이 됐다.

정 의원의 막말 내공은 한 위원장보다 한끗발 높다.

“권양숙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 후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7년 9월 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1심 법원은 모두 허위사실로 봤다.

사람이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 고인과 유족을 조롱해서는 안된다. 하물며 전직 대통령 부부다. 그래서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한 정 의원이 욕 먹는거다.

전쟁의 시작은 마음대로지만 끝내고 싶을 때는 빌어야 된다(마키아 벨리의 전술론). 사람 쳤으면 하물며 깡패도 게임값은 물어준다. 징역 6개월의 1심 실형이 증거다.

짓무른 사과 하나를 방치하면 바구니 속 사과가 모두 썩는다. 국민의힘이 정의원 문제에 당규를 어떻게 적용할지, 유권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