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숙 충청북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지방농촌지도사

김화숙 충청북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지방농촌지도사

[동양일보] 농촌은 하루 종일 바쁘다. 어렸을 적 경운기 모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면 부모님은 벌써 밭에서 일하시고 아침밥 드시러 오시는 중이었다. 이른 아침, 아니 새벽부터 시작되는 고된 하루였던 농촌의 삶이 생각난다.

현재 농촌은 고령화와 인구 공동화로 일할 사람이 없어 농업인의 일하는 시간과 강도는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울러, 농기계와 농약 등의 사용으로 인한 안전 재해에는 갈수록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의하면 농업 분야 산업재해율은 전체산업의 1.4배, 산재 사망률은 2.7배 높다. 또한 농업인 안전보험에 의하면 매년 230여명이 농작업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농업인은 다른 산업 근로자에 비해 업무상 재해에 대응할 사회보장 기반이 미흡한 상황으로, 일하다가 다치거나 업무상 질병 발생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대다수 자영농, 가족농은 국가 산재 예방 관리체계에서 제외돼 있는데, 농림어업에서 산재보험 의무 가입 대상은 상시 5인 이상의 사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농업인의 산재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농어업인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이 2015년 제정, 시행되고 있다. 이는 농어업인의 안전 보험·예방사업을 통해 농어업 작업 중 발생한 부상·질병·신체 장해 또는 사망 등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농어업 경영의 안정과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충북농업기술원에서는 작목별 건강 유해 요인(작업 자세, 낙상사고, 분진, 고온 등) 특성을 반영한 농작업 위험요인 분석·개선 지원을 통해 현장 중심의 안전 재해 예방 기술 보급과 농업인 안전 전문 교육을 통해 농업인의 안전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민관이 함께하는 SNS 릴레이 챌린지, 안전 결의 대회 등 농업인 안전 365 캠페인을 집중 전개해 재미있고 알기 쉬운 내용으로 농업 현장에서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재해는 발생 후보다 발생 전에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영국에는‘1온스의 예방은 1파운드의 치료 비용과 같다’는 속담이 있는데 예방은 사후 보장보다 16배 이상의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얘기이다.

농촌인구의 고령화, 인구 감소, 농기계 이용 증가 등으로 농작업 재해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작업 안전 재해 예방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임이 확실하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농업인이 혼연일체 돼 안전한 농촌일터 만들기를 위해 다 함께 최선을 다할 필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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