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경재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맹경재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동양일보]재난 실장의 임무는 미호강에서 시작하여 미호강으로 끝났다. 이제 무심천 시대에서 미호강 시대를 맞이해야만 한다. “스토리(stroy)가 축적되면, 역사(histroy)가 되고, 역사는 결국 남과 비교할 수 나의 길(way)을 만든다.”라는 맞는 성싶다. 2020년 12월 31일 재난안전실장으로 사령장을 받는 자리였다. 이시종 지사께서 그동안 산림환경국에서 추진하던 미호천 프로젝트를 ‘맹 실장이 해봐’ 이렇게 말씀하는 게 아닌가.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미호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산림환경 국장이 친한 친구였는데, 친구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염려가 됐다. 더욱이 직원들은 맹 실장이 부임하며 새로운 일을 가져오게 되는 결과가 되어 미안하기도 했다.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조직에서 상관이 시키는 일을 안 한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특히, 나의 공직관에서 ‘안 된다는 말은 없다’라는 신념이 있다. 나에게 ‘예스만이 살길’이다. 평소에 ‘긍정의 마인드를 가져라’라는 신념의 자세로 일관하던 터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여 미호강 프로젝트를 재난실에서 추진하게 됐다.

십여 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젝트였다. 바로 일에 착수했다. 그동안 미호강에 관심 있는 분들을 분야별로 만나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모았다. 환경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 언론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 대학 등 학계에서 계신 분들, 정치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분주히 만났다. 미호강 관련 의견을 집대성했다.

그 덕분에 ‘미호강’ 이름이 탄생했다. 환경단체 등 관련 분야의 관계자들은 우선 이름을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강’이라는 호칭은 법률에 근거해야만 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법률 이전에 우리가 먼저 미호강을 주창하고, 어느 정도 숙성이 된 이후에 하천 관리기본법을 해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런 고심과 노력의 시간 끝에 ‘미호강’이라는 명칭을 쓰는 계기가 됐다.

미호강은 충북도 청주시의 젖줄이다. 충북 음성군 음성읍 부용산(芙蓉山, 644m)에서 발원해 도의 서부를 서남류해 금강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길이 89.2㎞. 유역면적 1860㎢. 하폭이 가장 큰 곳은 국제도시 오송 하류 세종시와 맞닿은 곳은 5백 미터이다.

강의 소재지는 청주시, 진천군, 괴산군, 음성군, 증평군, 천안시, 세종특별자치시에 걸쳐 소하천으로 흐른다. 지방하천이나 소하천인 백곡천(栢谷川)·보광천(寶光川)·무심천(無心川)·천수천(天水川)·조천(鳥川) 등 지류를 합치고 부강(芙江) 서쪽에서 금강에 합류한다.

미호강의 중요 이슈는 세 가지였다. 물의 양을 얼마나 늘릴 건지, 수질을 어떻게 개선할 건지, 힐링 콘텐츠는 어떻게 넣을 것인지였다. 수량은 미호강 상류 주변에 272개의 저수지가 있다. 이 저수지에서 하루 방류 수량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면 가능하다는 다양한 의견을 정리했다. 수질은 대청댐 본류와 합류 지점을 가보면, 미호강물이 뿌옇다. 그 이유는 미호강 주변의 축사 등의 오염원이 문제였다. 오염원을 우선 제거하는 방법 등의 의견을 모았다. 현실 가능성이 있는 내용을 모두 정리했다. 한강 주변과 우리나라 강 주변의 모든 힐링 콘텐츠 등을 모으는 작업이었다. 이렇게 하여 미호강 그림이 완성됐다.

다음에는 모든 자료가 실천 가능한지를 분석과 판단하는 일이다. 그다음에는 예산이 얼마가 소요되는가, 예산의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모든 일의 추진 일정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를 정했다. 미호강 프로젝트 총용역비를 8억을 담아 결재를 득했다. 이어 6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원님들에게 협조를 득하고 나니 오후 3시경이 됐다.

국회의원회관을 막 나오는데 이시종 지사님의 전화가 울렸다. ‘의회 사무처장으로 가면 어떻겠느냐’라는 말씀에 ‘감사하다’고 답하며 재난 실장의 미호강 프로젝트도 끝났다. 미호강 사업은 안타깝게도 내가 의회 사무처장 자리로 떠나고, 다시 산림환경국으로 업무가 이관됐다. 이 지면을 빌려 청주의 젖줄인 미호강 시대의 서막을 여는 데 함께한, 각계각층의 분들과 많은 도움을 준 공간전문가인 이경기 박사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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