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4.10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충청권 선거구별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시절 민간인 사찰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진모(청주 서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을 일찌감치 단수 공천했다.

또 충남과 대전은 5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이 현 지역구에 단수 공천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대전 유성구을) 의원, 윤창현(대전동구‧비례) 의원, 성일종(서산·태안) 의원, 신범철(천안갑) 전 국방부 차관, 정용선(당진)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경선없이 본선에 진출한다.

이밖에 충청권 현역 의원 대 다수가 본선을 향한 경선을 치를 전망이다. 5선의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4선의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이명수(충남 아산갑), 3선의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이 단수추천을 받지 못했다. 초선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사무총장과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의 경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2대 총선도 역대 총·대선 등에서 전국 승패의 키를 쥐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충청권 4개 시·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여야의 당락이 가려질 전망이다. 여야는 전국표심의 바로미터인 충청권을 찾아 일찌감치 1차 승부수를 던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새해 들어 충청권 거점도시부터 잇따라 방문했다. 대전 현충원을 찾았고 충북 청주시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충북의 마음을 얻는 게 대한민국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해 “어릴때 충청인으로 살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충청권을 축으로 한 국가균형발전을 역설했다. 그는 “서울 중심으로 몰리면서 생긴 심장 비대증과 다를 바 없는 현 국가 상황을 대한민국 중심인 충청권 발전을 통해 튼튼하게 만들겠다”며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과 지역에게 공평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또는 신설,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청남대 구역 해제, 대전~옥천 광역철도 노선의 영동 연장, 장항선~경부고속선 철도 연결,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2집무실 조기건립 등 충청권 현안의 실현을 약속하는 정당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은 충북 8곳, 대전 7곳, 충남 11곳, 세종 2곳 등 총 28곳(비례포함 총 300석)에서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이 가운데 △충북 청주상당, 보은·옥천·영동·괴산 △대전 서갑, 유성을 △충남 천안 갑·을·병 △세종 갑·을 등이 격전지로 꼽힌다. 격전지를 비롯해 28곳의 선거구에서 과연 어떤 표심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2월 임시국회가 오는 29일 본회의를 끝으로 종료된다. 4월 총선을 앞둔 사실상의 마지막 21대 국회 일정이다. 4.10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배분 방식 처리,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법안 재논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의대 입학정원 증원과 관련 의사단체의 반발이 예고된 상황이다. 마지막 남은 회기 동안만이라도 여야가 대결과 갈등을 자제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을 펼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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