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회사법인 고소해(주) 김경숙 대표
바이오 소재 원료 이용한 코스메틱 제품화 성공
사육기술 우수성 인정받아 곤충사업장에 분양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고소해(주)(대표 김경숙 50·사진)는 갈색거저리 유충 분양은 물론 바이오 소재 원료(갈색거저리 유충 추출물)를 이용한 코스메틱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올 1월에 시제품이 나왔다. 천연 화장품 제조회사인 ㈜또르르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뛰어난 보습력과 피부 재생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화학성분이 들어가지 않는 천연 화장품을 목표로 만들기 때문에 화학성분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천연원료인 갈색거저리 유충 추출물을 이용하게 됐다”며 “전통적인 축산업과는 다른 업사이클링이나 친환경 사육환경이기 때문에 환경 보호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고소해(주)에서 기르는 갈색거저리 유충은 지난해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와 경북 잠사 곤충사업장에 분양할 만큼 사육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외 고단백질의 바이오 프로틴을 이용한 메디푸드를 개발할 예정이다.

김경숙 대표는 충북 청원군 비상리가 고향이다. 중앙여고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수의학을 전공한 그는 오랜 기간 수출입 검역 업무를 맡아 왔다. 검역관으로 일하며 축산업의 첫 줄에서 구제역과 같은 각종 전염병이 가축에게 미치는 영향을 목격하게 된다. 무고한 생명이 살처분되는 장면을 지켜보는 일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통적인 축산업이 직면한 문제들과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며 그는 환경적이며 윤리적인 대안을 찾게 된다. 곤충산업은 그 대안 중 하나였다. 곤충을 사육하는 것은 이전 축산업과는 다른 낮은 환경 영향, 고효율의 단백질 생산, 사육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업사이클링이 가능했다. 2022년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7기 곤충아카데미를 수료하고 2023년 후계농으로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곤충 산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다.

김 대표는 1년간 사육에 집중하며 제품화를 위한 가공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개인 농가나 소규모의 기업이 구입 하기에는 고가의 장비들이 많고 운용에도 한계점이 있었다.

곤충만 전문으로 하는 제품 가공과 유통이 가능한 곤충 가공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 대표는 “충북에 곤충 가공센터가 설립된다면 가공의 편리화와 제품의 다양화 등을 통해서 곤충을 사육하려는 농가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소해(주) 지난해 1월 3대의 사육대에서 출발해 현재 사육동 3개를 가득 채우고 사육대가 90개 이상으로 확장됐다. 이러한 성장은 사육에 대한 자신감과 사육기술의 표준화로 가능한 일이었다.

농업회사법인 고소해는 구축한 고유의 사육기술을 바탕으로 갈색거저리 사육을 희망하는 농가들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농업과 코스메틱, 메디푸드 등의 분야와의 융복합 협업을 통해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러한 제품들은 곤충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소비자들에게 곤충 기반 제품의 다양한 장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사업의 성공을 넘어, 곤충 산업이 환경, 경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