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농사꾼으로 변신, 사과와 밤·드릅 생산
농사로 억대 부농의 꿈 실현 목표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태어나서부터 땅과 과수나무를 벗 삼은 부친의 일상생활을 보고 자란 30대가 도심 생활을 접고 청년 귀농·귀촌인으로 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해 바쁜 도심 생활을 접고 충주시 동량면 고향으로 내려온 김주식(39·사진·충북 충주시 동량면 조동리)씨.

김씨는 어려서부터 학창시절까지 새벽에 들녘으로 나가서 바쁜 농사일을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의 일상을 보고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힘든 농사일이 싫어 용접 자격증을 취득한 뒤 산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다행히 충주에 있는 한 회사에 취직한 그는 산업 특례혜택을 받아 3년간 재직하며 군 복무를 대체했다.

병역을 마친 그는 2013년 세종시로 이주해 광고사업을 벌였지만, 예상과는 달리 객지에서 펼친 사업은 경험 부족과 이로 인한 지속적인 결손으로 인해 결국 7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 시기 부친의 병마 소식은 김씨의 귀농·귀촌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2020년 고향인 충주시 동량면으로 내려온 김씨는 우선 부모님이 경작했던 사과과수원을 맡아 초보 농사꾼으로 자연스레 변신했다.

초보 농사꾼 변신의 이유는 어려서부터 봐온 부모님의 일상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막상 사과과수원을 맡아 본격적인 과수 영농에 돌입했지만, 초보 농사꾼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가 매일같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과수화상병이 덮친 시기는 자칫 영농을 손에서 놓을 뻔하기도 했다

9900㎡ 면적에 달하는 사과과수원은 영농 첫해 작업이 버거웠지만, 어려서부터 봐온 영농 도제(徒弟) 방식 그대로 따라 이듬해부터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시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청년농업인 양성교육에도 관심을 쏟아 곧바로 등록한 뒤 본격적인 전업 농사꾼 생활로 접어들었다.

농촌진흥원이 주관하는 120시간의 체계적인 농업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현장을 견학해 과수 영농 작업에 자신감이 붙었고 지난해 청년농업인으로 선정됐다.

2021년 종중 임야 18여만㎡를 임대해 영농에 들어간 밤 농사는 이듬해 소출 결과 긍정적 반응을 보여줬고, 해를 거듭하며 억대를 넘기는 수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왔다.

기존 종중 임야에서 자라나는 자연산 두릅은 현대사회에서 건강식품으로 농작업 매출에 부수적인 효과도 거뒀다.

어느 정도 영농 기반을 닦은 김씨는 판매만큼은 앞서 온라인 몰 운영 경험을 십분 활용해 거침없는 질주를 보여줬다.

네이버와 쿠팡 입점은 물론 SNS 등은 김씨가 기른 두릅과 밤, 사과 판매에 큰 도움을 줬다.

그는 올해부터 영농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주민들의 휴식과 치유를 기반으로 한 공간 조성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올 상반기 설계용역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전국 각지 소규모 동물원을 답사하고, 경기도 일원에 잘 차려진 카페를 순회하며 벤치마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씨 콘셉트는 젖소를 키우는 낙농과 치유를 목적으로 한 소규모 동물원 조성이다.

수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마련 문제는 청년 농업인 제도를 잘 활용하고 자부담도 서서히 준비 중이다.

그는 젊은이답게 사과 수종 갱신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 과수 영농에 화젯거리 아이템으로 불리는 이른바 ‘속 빨간 사과’로 불리는 엔부사과 품종 수종 갱신이 김씨 현안이다.

과육이 분홍빛을 띠고 과즙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엔부사과는 부드러운 과육을 자랑하며 새콤한 맛과 달콤한 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뤄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2년 전부터 수종 갱신을 위해 종자 묘목을 키우고 있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기존 사과나무와 접목을 시도하게 된다.

김씨는 “과수는 체계적인 교육과 재배는 물론 수세 안정화로 고품질 사과 생산이 부농의 지름길”이라며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직거래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매출 신장을 통한 억대 연봉 농사꾼이 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농사를 짓고 알찬 판매를 통해 억대 연봉의 영농 주인공을 꿈꾸는 김씨의 야심에 찬 농사꾼 포부가 올해부터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충주 윤규상 기자 yks062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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