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여종 청주 서원고 행정부장

유여종 청주 서원고 행정부장

[동양일보]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3년이 가고 2024년 새해가 밝았다. 2023년은 희망과 행복이라기보다는 슬픔과 눈물이 넘쳐난 한해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온 세상은 전쟁과 지진으로 고통받았으며,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기근과 질병으로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떠했나? 행복한 소식도 있었으나, 안 좋은 소식들로 인해 우리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많은 비가 온 나라 전체를 삼킬 듯하더니, 지하차도침수라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담한 사건이 일어나, 우리의 가까운 지인이나 소중한 생명들이 우리 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향한 폭력적인 범죄에서부터 각종 사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소식들로 TV 속 뉴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서기 993년 발생해 1018년까지 이어진 고려-거란전쟁 당시 40만 대군에 맞서 싸운 이는 모두 우리의 이웃이었고 가족이었다. 자신의 목숨까지도 아까워하지 않으며 오직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도 있을 수 있었다. 증오와 불신, 서로를 향한 적개심에 불타 양국의 많은 군사가 죽고 포로들이 발생한 이 전쟁에서도 결국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사람에 대한 믿음과 가족을 향한 사랑, 그리고 다시 행복한 날이 올 거라는 소망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나는 소망한다! 질병으로 더 이상 아파하고, 굶주림으로 죽는 아이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눈물과 슬픔보다는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나라가 되기를... 사람을 증오하고 아무 이유없이 다른 사람을 해하지 않는 나라가 되기를...

이러한 소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믿어야 한다. 학생은 선생님을 선생님은 학생을, 자녀는 부모를 부모는 자녀를, 선생님은 학부모를 학부모는 선생님을...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서로가 서로를 믿어줄 때 그 믿음 위에서 우리의 관계는 바르게 정립될 수 있으며, 보다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토요일 저녁 방영되는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면 가슴뭉클할 때가 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에 대한 프로그램인데, 형편이 넉넉지 않은 생활 속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지 모른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해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응원 메시지와 성금, 선물을 보내주곤 한다. 그들의 마음 씀씀이가 보는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일일 것이다. 우리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을, 나아가서는 세상 사람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질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 따뜻해질 것이며, 행복한 세상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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