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에서 유일하게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거짓말을 안 해 본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거짓말은 왜곡이나 은폐나 착오를 모두 배제했을 때에 밝혀지는 진실의 반대되는 참말의 반대말이다. 거짓말은 말하는 이가 이미 거짓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듣는 이를 사실로 믿게 하기 위해 하는 실제와 다른 발언 또는 일부만 사실인 발언을 의미한다. 거짓말은 비밀을 지키거나, 평판을 유지하거나, 감정을 감추거나,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의, 수치, 공포, 다른 사람에 대한 보호 등의 이유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거짓말 색깔에 종류가 있을까 싶지만 예로부터 누가 들어도 믿지 못할 뻔뻔하고 여러 사람에게 엄청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히는 거짓말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한다. 또한 새빨간 거짓말에 반대되는 뜻으로 누가 들어도 거짓말인지는 알지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고 도움이 되는 거짓말로 새하얀 거짓말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양치기소년이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이다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물려 죽었다는 이야기처럼 요즘 주변에서 양치기소년을 종종 본다. 새빨간 거짓말로 정치인들이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겠다는 말, 또 노인이 이제 그만 죽고 싶다는 말 등이 있다. 특히 정치인들의 새빨간 거짓말 경연대회인 여당과 야당의 진흙탕 정쟁에 이젠 신물이 날 정도이다. 오죽하면 국회의원 선거는 나쁜 사람들 중에서 그나마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거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4월로 닥친 국회의원선거 승리를 위한 정당간, 계파간의 기싸움과 상대편 흠짓내기에 혈안이 되어 내뱉는 거짓말이 온 나라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정치라는 말만 들어도 이제는 짜증이 난다. 오래 전부터 논의가 되었지만,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물론 거짓말을 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상대방이나 나 자신에게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 거짓말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런 거짓말의 한 예로 ‘오 헨리’가 지은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소녀가 폐렴을 앓고 있던 그녀의 방 창문에 보이는 담쟁이덩굴의 잎새가 다 떨어지면 자신도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웃집 무명화가가 밤중에 몰래 잎새가 다 떨어진 담벼락의 담쟁이 넝쿨에 잎새 하나를 그려 놓아 희망을 살려 살아났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다가오는 4월 10일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날마다 국회의원 선거운동에 수많은 가짜뉴스와 흑색선전이 상대방을 곤경에 빠트리려고 새빨간 거짓말을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있다. 거기다가 가짜뉴스가 더 무서운 것은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SNS로 유통되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현실이다.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페이스북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한다지만 아직 별다른 해결책은 없다. 또한 무자격 여론조사기관들이 조사결과를 왜곡, 조작하여 유포하는 것도 문제이다. 거짓정보와 가짜뉴스가 여론을 호도하여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탈 진실이 선량한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누구나 뉴스를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오히려 진실을 보는 눈을 가리고 사실을 왜곡하여 새빨간 거짓을 키우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 국민이 거짓을 껴안으면 역사는 후퇴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는 암흑뿐이다. 가짜뉴스의 편향적 보도는 언론매체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회 전반의 갈등지수를 높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건 냉철한 유권자의 자세이다. 이런 유언비어와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진실을 가릴 줄 아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다음 달로 다가온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절대로 새빨간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흙탕물만 일으킬 미꾸라지후보인지 청룡처럼 국민을 위해 웅대한 봉사를 할 후보인지 가려내야 한다. 선거기간동안 무수히 쏟아 내는 새빨간 거짓의 공약들에 현혹되지 말고, 두 눈 똑바로 뜨고 신중하게 투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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