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미미...4일부터 정부 대응 본격화 예상
정부 강경대응에 대전지역 의사 250명 '상경 투쟁
충남대의대 교수들 "전공의 사법처리 좌시않겠다"

2일 건양대병원 귄역응급의료센터 앞 대기하는 구급차량. 정래수 기자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이 사흘이나 지난 3일,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매일이 전쟁 같은 의료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부담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의대정원을 늘리는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관련기사 4면)

● 전공의 복귀 움직임 없어

3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지역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 전공의 506명 중 84.3%(427명)가 사직서를 냈다. 이 가운데 근무지를 이탈한 352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떨어졌지만, 대전 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6일 업무에 복귀한 전공의 1명을 제외하고는 현재(3일 오후5시)까지 복귀한 인원은 없다.

한 대학병원측은 "연휴에는 응급진료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고, 입원환자도 많지 않아 전공의들이 복귀할 특별한 이유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응급환자는 시기를 가리지 않았다.

이날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건양대병원을 찾은 한 환자 가족은 집 근처 을지대병원 응급실에 연락했지만, 진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이곳으로 왔다고 전했다. 1차 병원에서 모친이 폐에 물이 찼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집 근처 병원에선 호흡기 내과 응급진료를 볼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 부친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다가 전남 고흥에서부터 대전을 찾은 환자도 있었다.

수술 건수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의 수술실 가동률은 각각 50%, 36%에 머물고 있으며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병상을 운영 중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일(4일)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3차 현장점검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번 현장 점검에서 전공의 복귀 현황을 최종 파악해 행정조치나 고발 등 사법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 대전서 의사 250명 총궐기대회 참석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해 법적 대응이 본격화되자 의사협회와 의대 교수회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에서는 의사협회 소속 약 250명이 이날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했다.

'상경 투쟁'에 나선 이들은 "정부는 의사가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을 '의료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했고 사명감으로 자기 소명을 다해온 전공의가 스스로 미래를 포기하며 의료 현장을 떠났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으로 시작한 이번 투쟁은 미래 의료 환경을 지켜내기 위한 일인 동시에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한 의사의 고뇌가 담긴 몸부림이자 외침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일 충남대 의대와 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교수 370명으로 구성된 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제자들이 휴학과 사직을 선택한 이유, 그들의 좌절감과 사회로부터 받는 모욕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전공의와 학생에게 무리한 사법절차를 진행한다면 우리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4일부터 정부의 강경 대응이 펼쳐지면, 의사들도 추가 대응할 가능성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하루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불안한 분위기를 전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