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관전포인트 돈봉투 수수의혹 논란 표심 파괴력 어느 선까지
정우택 측 이재명 고소 등 정면돌파...여야 중량차, 의혹제기 수그러들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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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이민기 기자]4.10 총선을 30여일 앞둔 7일 충북의 정치1번지 청주상당 선거구가 몇 갈래에서 요동치고 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점 에다가 국민의힘 공천장을 획득한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둘러싼 ‘돈봉투 수수의혹'까지 합쳐져 술렁이는 것이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친문(친문재인)’ 노 전 실장과 ‘친명(친이재명)’ 이강일 전 지역위원장 간 ‘일전’을 벌인 4~6일 경선(당원 50%+일반 국민 50%)에서 이 전 위원장이 경선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정가 안팎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는 평를 내놓는다. 노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2인자와 주중대사, 17~19대까지 청주흥덕에서 3선 국회의원을 기록한 경륜을 갖고 있는 반면 이 전 지역위원장은 서울시의원,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대반전이 벌어졌다는 시각을 내비치는 이유다.

민주당 경선 결과에 따라 지난달 25일 일찌감치 경선 관문을 넘은 정 부의장과 이 전 지역위원장 등이 본선 링 위에서 ‘일합’을 겨루게 됐다.

특히 본선 관전포인트는 정 부의장을 겨냥한 돈봉투 수수의혹 논란이 어느 선까지 번지느냐는 점이다. 표심을 흔들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돈동부를 건넨 카페업자 A씨는 최근 “돈봉투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A씨가 “돈봉투를 돌려 받았다”는 발언을 180도 번복한 것이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전날 충북경찰청에 정 부의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수수의혹은 지난달 중순께 한 언론 매체를 통해 정 부의장이 카페업자 A씨에게 흰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확산됐다.

정 부의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는 자신은 페이스북 상단에 고정 게시물을 걸고 “나쁜 세력들은 허위왜곡보도를 악의적으로 인용해 정치공세를 퍼붓는다”며 “선거철 정치공작, 마타도어를 숱하게 겪었지만 이번 저질 정치공작, 허위왜곡보도, 인격살인은 금도를 심하게 넘었다”고 적었다. 정 부의장 측은 법적 조치 등과 함께 '정우택 대세론'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 부의장은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소했다. 이 대표가 전날 "심사 대상조차도 되지 못할 돈봉투 후보를 단수추천하는 것이 국민의힘 공천"이라고 발언한 대목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 부의장은 단수추천이 아닌 경선을 거쳐 공천을 확정 받았다. 이 대표는 문제가 불거지자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정우택 후보님에게 사과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장동혁 사무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정 부의장 개인이 아닌 당 지도부에 사과하라고 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거물’로 꼽히는 노 전 실장이 탈락함에 따라 돈봉투 수수의혹 논란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청주상당의 여야 선수들 간 중량차가 나는 만큼 의혹을 제기하는 측이 자연스레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별취재팀 이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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