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식 제천시 자연환경과 주무관

[동양일보]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아이 또래가 가장 많이 즐겨하는 게임 중 하나는 ‘포켓몬 GO’라는 게임이다.

증강현실(AR)을 적용해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화면에 등장하는 포켓몬스터를 몬스터 볼을 던져 잡는 방식이다.

마치 원작 만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라는 아이의 말이 이 게임의 인기 요인이 아닌가 싶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뤄 실질 배출량이 영(零, Zero)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산화탄소(CO2), 메탄(CH4)과 같이 탄소(C)와 관련된 물질이 온실가스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탄소중립이라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탄소중립은 탄소의 상쇄와 제거로 달성할 수 있다. 탄소의 상쇄는 탄소를 직접 줄이는 것이 아니라 배출한 탄소를 다른 방식으로 줄이면 그만큼 탄소 배출을 절감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개념이다.

탄소의 제거는 감축과 흡수로 나눈다. 탄소 감축은 화석연료 대신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전환 등을 통해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인데 이는 경제 성장 등과 직결되기 때문에 완전한 제거가 어렵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탄소 흡수다.

탄소 흡수는 산림을 통한 흡수(그린 카본)와 해양생태계를 통한 흡수(블루 카본)가 있는데 최근 들어 그린·블루 카본 못지않게 탄소를 흡수하는 수단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CCUS다.

CCUS는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의 두문자어(Acronym)로 이산화탄소의 포집·저장·활용을 뜻한다.

발전소나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농축·압축한 뒤 육상 또는 해양 지층에 안전하게 저장(CCS)하거나 탄산칼슘 등으로 전환해 활용(CCU)하는 기술을 말한다. 특히 철강과 시멘트같이 원료와 제조공정 모두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업종에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기술이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적용이 어려워 상용화를 위한 활발한 연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역 온실가스 배출량 시범산정 결과를 분석해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제천시의 온실가스 직접배출(도로수송 VKT기준) 총배출량은 약 350만t이다.

산업 부문의 배출량은 약 170만t인데 이중 시멘트 등 광물 산업이 약 169만t을 배출했다. 광물 산업의 배출량이 곧 제천시 산업 부문의 배출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천시는 14일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시대적 흐름에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 아세아시멘트(주), 롯데케미칼(주)과 함께 ‘시멘트 산업 CCU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양 사의 축적된 탄소 포집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멘트 산업 맞춤형 탄소 경감 기술을 개발해 탄소중립 선도 지자체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이번 협약이 더 특별한 이유는 민·관이 관련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협력 추진한다는 점이다.

세계 곳곳은 이상기후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 위기 극복의 유일한 해법인 탄소중립이 무엇보다 긴요한 지금,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포켓몬 GO’처럼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CCUS가 그 해답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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