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눈높이 못미쳐" 세번째 공천 취소

[동양일보 이민기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는 '돈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5선 중진 정우택 의원의 청주상당 공천을 취소했다.

공관위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

공관위는 현직 국회 부의장인 정 의원이 낙마한 청주상당에 충북도 행정부지사 출신의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을 우선추천(전략공천)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재의결을 건의하기로 했다. 앞서 서 전 부지사는 청주청원 경선에 참여했다가 김수민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공관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정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 온 국민 눈높이 및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공천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정영환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사안이 중요하고 급박해서 긴급회의를 열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돈 봉투 수수' 여부가 확인됐는지 묻는 말에는 "그것은 수사 절차에서 확인되는 것이고 지금은 여러 가지 증거를 종합할 때 우리 도덕 기준에 맞지 않아 취소한 것"이라며 "돈을 받고 이런 것은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밝혀질 것이지, 여기서 다룰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청주상당 경선에서 패배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대신 청주청원에 출마했던 서 전 부지사를 우선추천한 데 대해선 "윤 후보가 이 선거구의 상대방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봐서 서 후보를 추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돈 봉투 수수' 의혹은 지난달 중순 한 언론에서 그가 한 남성으로부터 흰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정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지목된 카페업자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돈 봉투를 직접 건넸고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정 의원은 CCTV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봉투 속 내용물은 확인해보지도 않고 곧바로 돌려줬다며 총선을 겨냥한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해 왔다.

정 의원은 공관위 발표 직후 "매우 당황스럽다. 사전에 연락이 전혀 없었다. 오늘 아침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는데 나를 직접 한번 불러서 소명 기회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실무진 회의를 소집했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공관위가 공천을 확정했다가 취소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모두 국민 눈높이와 도덕성 기준에 맞지 않다는 점이 취소 사유였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2일 경기 고양정에서 김현아 후보의 단수 공천을 취소하고 김용태 전 의원을 우선추천했으며, 지난 8일에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박일호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박상웅 전 국민의힘 중앙연수원 부원장을 우선추천했다. 특별취재팀 이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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