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감소, 지난해 이상기후 영향

[동양일보 박은수 기자]토마토, 딸기 등 봄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애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다음 달 농산물 할인 지원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집행하며 물가 안정에 두 팔을 걷었지만 효과가 바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를 통해 이달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을 각각 2만3000원(5㎏ 기준)과 2만4000원(3㎏ 기준)으로 1년 전보다 43.9%, 11.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9년부터 3년간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51.8%, 34.1% 비싼 수준이다.

딸기와 참외 도매가격은 각각 2만2000원(2㎏ 기준)·8만5000원(10㎏ 기준)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각각 17.7%, 5.1% 비싸고 평년과 비교하면 33.1%, 20.9% 오른 값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3일 토마토 1kg당 소매가격은 8650원으로 1년 전보다 21.6% 올랐고 딸기 100g당 소매가격은 1636원으로 5.4% 상승했다.

농경연은 과채류 가격 상승 주요 원인으로 ‘출하량 감소’를 꼽았다. 토마토는 1∼2월 생육기 일조시간이 부족해 착과율(열매가 달리는 비율)이 낮아졌고, 대추방울토마토 역시 일조시간 감소로 착과율이 낮아진 데다 병해가 늘었다. 딸기·참외 작황도 부진했다. 지난해 봄 이상 저온현상과 여름의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로 작황이 크게 떨어져서다. 이런 가운데 과일 가격 강세는 올해 더 심화할 전망이다. 특히 사과는 마땅한 대체 상품이 없는 데다 수입도 어렵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 12일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40.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보다 37.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실 물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정부는 올해 설 성수기에 69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지원한 데 이어 이달과 다음 달에도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에 모두 43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은 1080억원이다. 박은수 기자 star014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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