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일선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

어일선 청주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동양일보] 2018년 개봉한 중국 유약영 감독의 로맨스 영화를 소개한다. 눈물을 흘리며 봤던 영화이다. 이 작품이 한국에서 문가영과 구교환의 연기로 한국판이 리메이크된다고 하여 다시 한번 그때의 감성으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한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는 중국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영화로 배우들의 덤덤하면서도 묵직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 인생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청춘들의 사랑과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해서 청춘 로맨스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매우 좋아할 영화로 여겨진다. 주인공으로, 정백연 배우가 연기한 린젠칭은 동북 출신으로 운행이 중단된 기차에서 팡샤오샤오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둘은 친구에서 천천히 연인이 된다.

그는 게임을 좋아하고 자신이 개발한 게임으로 성공하고 싶어 한다. 대학 졸업 후 베이징의 어느 쪽방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한다. 얼마 후, 팡샤오샤오와 헤어진 후 자신의 노력으로 업계에서 성공한 인물이 된다. 그리고 그의 절절한 사랑, 주동우가 연기한 팡샤오샤오는 같은 동북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일한다. 성공하기 위해 베이징에 올라와 열심히 일하지만 현실은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린젠칭과 사랑에 빠지기 전 안정적인 삶을 줄 수 있는 남자를 찾고 싶었지만, 줄곧 그들에게 속아서 울고만 지내기일쑤다. 매번 실연당한 후 린젠칭만이 그녀의 곁을 지켰고 둘은 뜨겁게 사랑하지만 작은 사건으로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텐좡좡이 연기한 린젠칭의 아버지는 동북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두 아이들을 지켜보고 고향을 지키는 어른으로서의 따스함을 전한다. 20대 초반, 사회 초년생인 리젠칭과 팡샤오샤오는 우연히 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마주하게 된다. 베이징에 사는 남자와 결혼을 꿈꾸며 정착을 원하는 팡샤오샤오와 대학생 리젠칭은 친구사이로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비좁고 방음조차 어려운 작은 방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를 응원하고 보다 안정된 미래를 꿈꾸며 사랑하는 둘.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나아지지 못하는 현실에 리젠칭은 의욕을 잃고 폐인처럼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는 팡샤오샤오도 결국 현실에 못이겨 그와 헤어지기로 한다. 이 후 지난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며 게임 개발에 몰두한 린젠칭은 게임이 히트를 치게 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모습으로 팡샤오샤오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집이 아닌 함께 보드어줄 보금자리를 원했다는 말을 하며 그를 받아주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둘은 다시 재회하는데, 폭설로 비행기는 연착되고 둘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 곳에서 둘은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며 결국 가장 중요하고 원했던 것은 돈이나 넓은 집이 아닌 서로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제서야 서로에게 건네지 못했던 작별인사를 하며 지난 시간들을 아쉬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가슴을 울린다. 특히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컬러와 흑백화면으로 표현하여 전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흑백으로 표현되는 현재는 두 사람의 재회 후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성숙한 이별을 나누게 되면서 현재의 화면도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색을 되찾게 된다. 심리를 색으로 표현한 묘사와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이다. 10년이 흐른 뒤 다시 우연히 비행기에서 다시 만난 젠칭과 팡샤오샤오. 둘은 옛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젠칭: 그때 네가 안 떠났다면 그 이후에 우리는 달라졌을까?

샤오샤오: 그때 네가 용기 내서 지하철에 올라탔다면 너랑 평생 함께 했을거야

젠칭: 그대 우리가 안 헤어졌다면?

샤오샤오: 그래도 결국엔 헤어졌을껄

젠칭: 만약 그때 돈이 많아서 큰 소파가 있는 집에서 살았더라면?

샤오샤오: 네가 끊임없이 바람 피워겠지

젠칭: 이도 저도 안 따졌으면 결혼하지 않았을까?

샤오샤오: 진작에 이혼했겠지

젠칭: 네가 끝까지 내 곁에서 견뎠다면?

샤오샤오: 네가 성공 못 했을걸?

젠칭: 애초에 베이징에 안 갔다면?

샤오샤오: 네 바람대로 다 됐다면?

젠칭: 결국 다 가졌겠지

샤오샤오: 서로만 빼고

두 사람릐 회환이 가슴 깊이 느껴지며 진정한 사랑의 때가 언제인지 다금 생각하게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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