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 회원사 “생존권이 걸린 문제, 재단 비전 제시 없으면 유지 불필요” 토로

제천시 왕암동 한방생명과학관에서 2024년 1차 제천한방바이오클러스터 정기회 사업설명회가 열린 지난 14일 조정희<오른쪽> 이사장이 클러스터 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제천시 출연기관인 한방바이오진흥재단(이사장 조정희)이 제천한방바이오클러스터 회원사와의 소통과 비전 부재 등의 이유로 회원사들로부터 이사장 퇴진까지 요구받고 있다.

17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제천시 왕암동 한방생명과학관에서 2024년 1차 제천한방바이오클러스터 정기회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는 76개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진행될 사업을 설명하고 제천시 한방정책에 대한 질의·응답 등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열렸다.

하지만 설명회 시작부터 회원사들의 재단을 향한 성토가 이어졌고 일부 회원사들은 회의 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

이원재 제천한방바이오클러스터 회장은 “지난 연말 총회시 재단의 문제점에 대해 난상 토론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재단의 변화가 없었고 지난 1월 말 임원진이 재단을 방문해 재단 조직 개편의 목적과 방향, 클러스터 업체와의 소통 부재, 한방재단의 중장기 비전과 한방클러스터의 육성 정책에 대한 비전 등 3가지 안건에 대해 질의하고 답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대답이 없다”며 사업설명회에 앞서 답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조 이사장은 “조직 개편은 11년간 조직이 바뀌지 않아 팀 명칭을 바꾸고 공모사업 대처 등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재단의 현재 모습을 보면 지역경제활성화와 클러스터 구축은 형체만 있을 뿐 실질적인 정책은 없다. 때문에 중소업체들은 구심점을 잃고 사업을 할지 말지 고민중”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재단의 모습을 보면 천연물에 치중한 나머지 한방산업은 비중이 없다고 여기는데 그렇다면 각 기업은 사업방향을 조속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전 제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재단과 클러스터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 회원사 대표는 “재단은 회원사의 절박한 심정을 알지 못하고 있다. 재단 이사장 연봉이 1억원에 가까운데 시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른다. 신임 사무국장은 총회에 얼굴조차 비치지 않는다. (재단 직원의) 봉급 인상은 말도 되지 않는다. 1억원 받으면서 한 게 무엇인가? 이사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용단을 내려야 한다. 임기를 채울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이에 조 이사장은 “저는 천연물 신약 전문가로 지난해 부임해서 천연물 신약(소재)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다가 제천시장에게 천연물 신약은 대기업에서도 하기 어려우니까 작은 데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30년간 위(천연물 신약)의 일을 하던 사람이라 그 아래(건강기능식품) 일을 맞춰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회원은 “아래의 일을 한다는 말은 듣기 상당히 불편하다. 일을 위·아래 일은 없다”며 “아룰러 회원사들의 질문에 대해 말잔치 뿐이지 명확한 답변이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 이사장은 “좀 전 말한 애용중 위·아래 라는 것은 산업화 구조에 대해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회원사들이 요구한 재단의 대책 방안 등에 대해서는 일주일 내로 답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방바이오진흥재단은 2011년 8월 11일 설립됐다. 연간 9억5000만원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시로부터 지원받는다. 또 시로부터 위임받는 형태로 연간 43억원의 사업비를 집행하고 있다.

제천시는 재단 기능 활성화를 위해 5000만원대인 이사장 연봉을 9000만원대로 올려 조 이사장을 영입했다. 그러나 클러스터 회원사들의 반발로 인재 영입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제천 장승주 기자 ppm645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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