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한국교원대가 청주교대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사업 30’ 도전에 나섰다.

교원대가 오는 22일까지 교육부에 예비지정 신청서를 접수키로 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자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교원대는 지난 14일 도서관 청람아트홀에서 ‘글로컬대학 30 예비지정 신청에 대한 의견수렴및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김종우 총장은 “학력인구 감소라는 대학의 위기 극복뿐 아니라 교원양성대학 간의 상생 발전 및 교원대 중심의 종합교원양성체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학 통합 추진 방향을 밝혔다.

교원대는 지난해 12월 27~28일 ‘글로컬대학 30’ 사업 참여를 위한 찬반 설문조사를 벌였다. 응답자 기준 교수 61.4%, 직원 76.5%, 대학원생 60.1%의 찬성률이 나왔다.

하지만 학부생은 반대 83.5%, 찬성 16.3%로 반대가 압도적이다.

교원대와 청주교대의 통합은 교원대가 1캠퍼스로 유·초·중등 예비교사 교육을 맡고, 청주교대가 2캠퍼스로 평생교육과 대학원 운영 등을 맡는 방식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컬대학의 슬로건은 ‘교원양성 대학 간 통합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교원양성’, ‘연대와 협력으로 온 국민의 배움 터전으로 전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교육기관으로 도약’ 등이다.

‘대한민국 교원교육의 종합플랫폼 구축’, ‘새로운 교육 수용에 대응하는 교육 플래그십 실현’, ‘교육 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현장 중심의 교육 혁신체제 마련’, ‘지역혁신을 주도하는 지산관학연학 교육협력체제 구춖’, ‘글로벌 교육 및 연구 경쟁력 강화’, ‘한국 교육 및 교사 교육 모델구축’ 등 6개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이처럼 두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 30’ 사업 신청이 가시화하자 교원대 초등교육과 교수와 총동문회, 학부생들은 “구체적 대안과 공론화 절차도 없이 통합을 추진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8일 오후 성명을 내 대학 구성원과 협의되지 않은 글로컬 사업을 즉각 중단할 석과 학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논의와 의사결정은 차기 총장에게 위임할 것을 촉구했다.

김종우 총장의 임기는 오는 26일까지다.

청주교대와 졸속적으로 통합을 추진한다면 교원대는 청주교대와 대학원 과정, 사도교육과정, 복수전공, 대학 부지 등 여러 가지 쟁점을 두고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게 구성원들의 주장이다.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마지막 보루인 대학이 스스로 자율적 혁신을 할 수 있도록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업이 글로컬 대학 30 사업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비수도권 지역에서 총 10개 내외 글로컬대학을 지정하고, 2024년 7월 10개 내외, 2025~2026년 각 5개 내외를 지정해 2026년까지 약 30개 글로컬대학을 지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정된 대학에는 5년간 1000억원이라는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규모나 방식 면에서 지금까지의 교육부의 사업과는 차원이 다른 지원으로 보인다.

지방대학이 미래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등 새로운 혁신을 위한 투자에 큰 도움의 기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대비해 지역 대학들이 힘을 합치는 일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지난해 충북대·한국교통대, 부산대·부산교대, 강원대·강릉원주대, 안동대·경북도립대 등 통합을 내세운 국·공립대 위주로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게 기폭제가 되는 분위기다.

예비지정 대학은 대학 구성원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혁신 실행 계획을 교육부에 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은 학내 구성원들과 총동문회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대화를 나눠 과감한 교육혁신에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학내 구성원들도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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