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민환 기자］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9일 충북대를 방문해 의대생들의 조속한 복귀를 독려하고 집단 사직에 동참하려는 교수들을 향해 "강의실을 떠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충북대 총장·의대학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학생들이 대규모로 휴학 신청을 하고 수업을 거부하는 등 의과대학 수업이 멈춘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돼 간다”며 “의과대학에서 보내는 시기는 학생들이 예비 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휴학은 허가하지 않도록 당부하고, 학생들의 조속한 복귀를 독려해 달라”며 “이 자리에 계신 총장님과 교수들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학생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학생들이 다시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각 대학에서는 멈춰 있는 의대 수업을 조속히 재개해 달라”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을 사직으로 내비친다면 배움을 갈망하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잘못된 판단과 선택을 하고 있을 때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덧붙였다.

의대 교수들에게는 “의료계의 집단 현장 이탈이 장기화됨에 따라 의료 현장은 아비규환이 되고 있다”며 “교수들마저 의료 현장을 떠나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더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에 대해선 “필수 의료 체계의 향상과 더불어 의학 교육의 여건을 개선하고 지방대를 살리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소중한 인재인 의대 학생들이 피해 받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의학 교육의 여건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지원 방안을 마련함에 있어 현장에서 의학 교육을 이끄는 교수들의 목소리를 우선 청취하고 고려하겠다는 점도 함께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충북대병원·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충북대 대학 본부 앞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반대 피켓 시위를 열고 "무리한 증원이 이뤄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의 질 저하는 자명하고 실력 없는 의사들을 양산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충북대는 2025학년도 의대 학생 정원을 현재 49명에서 250명으로 조정해달라고 교육부에 신청했다. 앞서 충북대 의대 학생들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동맹 휴학과 수업 거부 선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학측은 의대 본과 개강일을 25일로 연기했다.

이처럼 의대 교수들과 학생들의 증원 반발 움직임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정부 역시 단호한 모습을 보이며 의대 정원 배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금까지 전체 의대생(1만8793명)중 41.8%가 휴학계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민환 기자 kgb5265@d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