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구 큐라티스 대표이사

[동양일보] 매년 3월 24일은 세계결핵의 날이다. 1882년 3월 24일 독일인 의사이자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 박사가 ‘결핵균’이라는 미생물이 결핵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낸 지 100년 후인 1982년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국제 항결핵과 폐 질환 연맹(IUATLD)이 3월 24일을 ‘세계 결핵의 날’로 제정하고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다.

결핵은 기원전 7000년경 화석에서도 발견된 가장 오래된 질병으로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20초마다 한 명씩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다. 결핵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은 BCG주사로 1912년 처음 개발된 이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상용화된 백신을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백신이다. 하지만 효능지속기간은 영유아기 접종 후 약 10년으로 그 이후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부터 결핵 감염률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다시 BCG를 재접종한다고 해도 결핵 방어 효능이 향상되지 않기 때문에 BCG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결핵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결핵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WHO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만 해도 1060만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사망자는 160만명으로 결핵백신의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성인용 결핵백신의 투자가치를 약 50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핵은 후진국 병으로 불릴 정도로 가난한 나라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26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매일 4~5명이 사망하는 감염병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병으로 이중 80%가 넘는 사망자가 65세 노인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결핵환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노년층의 사회활동 참여율 증가와 대중교통을 통한 노인인구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면서 결핵 감염의 위험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큐라티스는 세계 최초 성인·청소년 대상 결핵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다양한 치료영역에 적용가능한 면역강화 플랫폼 기술 및 mRNA 플랙폼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큐라티스는 이번 18일 국내 노인대상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을 통해 결핵에 취약한 만 55세에서 74세를 대상으로 성인과 청소년 결핵백신인 QTP101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기존에 청소년 및 성인 대상으로 2b/3상이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이번 장·노년 대상 결핵백신 임상 1상을 통해 전 연령대로 접종 연령층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큐라티스의 결핵백신이 상용화가 이뤄졌을 때의 시장규모를 자궁경부암 백신과 비교해 보면, 자궁경부암 백신은 현재 국가지원사업으로 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돼 국가지원을 받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만 13~17세 여성 청소년 29만명을 대상으로 2749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것에 비해 큐라티스의 결핵백신은 15세 이상 청소년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하며, 남녀 모두 접종하기 때문의 적용 범위가 더욱 넓어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한다고 가정했을 때에는 시장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며 접종대상자의 1%만 접종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천억 규모의 시장을 예상할 수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