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선거과 정해룡 주무관

[동양일보]설 명절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날 모인 친구들과는 정치 얘기를 절대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한 친구가 먼저 이번 22대 국회의원선거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너희 올해 국선때 투표 할거야? 이번 선거는 꼭 정책선거가 됐음 좋겠어.” 그러자 다른 친구가 “정책선거? 들어본 말이긴 한데 정확히 그게 뭔데?”라고 되물으며 우린 그날 불문율을 깨고 정책선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정책선거’를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책선거’란 해당 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구체적인 목표, 우선순위, 이행방법,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 등을 명시한 공약을 제시하면 이를 통해 유권자는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을 비교해 보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 후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는 선거 당시 제시한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되며, 유권자는 당선자가 공약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평가하여 다음 선거에서 지지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정당이나 후보자가 공약을 작성하면 유권자는 공약을 비교해 투표하고 그렇게 당선된 당선인은 공약을 실천하고 유권자는 공약 이행을 평가함으로써 다음 선거에서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정당이나 후보자의 공약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우선적으로는 정당‧후보자의 홈페이지를 통해 각 정당이 어떠한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지, 어떤 정책들을 마련할 계획인지 등을 살펴볼 수 있으니 정당‧후보자의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책과 공약을 쉽고 편하게 비교할 수 있는 ‘정책공약마당(policy.nec.go.kr)’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여기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가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공약을 가지고 나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기에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선거기간이 되면 TV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되는데 직접 후보자가 출연해 토론에 참여하기 때문에 홈페이지나 정책공약마당 사이트 등에서 간접적으로 공약을 접하는 방식 외에 추가적으로 후보자의 주장과 논리를 생생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선거기간에는 거리에 붙어 있는 선거벽보와 각 세대에서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선거공보 또한 정당이나 후보자의 공약을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직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정당‧후보자 또는 언론 등에서 정책선거란 말이 많이 거론된다.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정책선거란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학연‧지연‧혈연 또는 정당‧후보자의 인기주의에 편승한 선거가 치러진다. 정책선거는 어려운 것도 아니고 선거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후보자와 유권자 모두가 정책선거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는 것이다. 유권자는 이번 국회의원선거가 정책선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당‧후보자의 공약을 앞에서 나열한 여러 방법으로 확인하고 꼼꼼히 따져본 후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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