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석 총장, 대학 내 교육 여건 고려 안해"

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 배분 방침에 반발한 충북대 의대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김민환 기자]

[동양일보 김민환 기자]정부의 의대 증원 2000명 배분 방침에 반발한 충북대 의대 학장단 5명 전원이 지난 22일 보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창섭 총장은 그동안 대학 내 교육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실제 의학 교육을 책임지는 의대 교수들과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된 협의 없이 현 정원(49명)의 5배가 넘는 250명의 정원을 신청해 결국 200명으로 증원 확정 됐다"며 "이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로 전원 보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의대 2000명 증원 배정안에서 충북대 의대는 151명의 전국 최다 증원을 배정 받았다.

앞서 비대위는 정부의 증원 배정안 발표에 반발해 오는 25일부터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심장내과 교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직 의사를 전했고, 배 위원장을 포함한 의대 교수 3명의 사직서가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최중국 충북대 의대 교수회장은 "사직서가 수리되면 의과대학이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사직서가 제출됐더라도 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교수들의 피로 누적으로 진료가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외래진료 등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비대위가 지난 14∼15일 소속 교수 234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거나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사법·행정 조치가 취해질 경우 사직 의향이 있느냐'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188명 가운데 155명(82.4%)이 사직하겠다고 답했다. 김민환 기자 kgb526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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