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기 취재부 부장

[동양일보 이민기 기자]4.10 총선 현장 곳곳을 보면서 신기루를 보는 느낌에 빠진다. 역대 총선과 비교해 달라진 게 전혀 없는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후보들은 허울 뿐인 공약을 내걸고 금배지를 달면 곧 현실화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홍보부터 하고 있다. 공약을 제시하려면 최소한 해당 사업의 예산을 대략적으로 추계해 유권자에게 알려야 한다.

나아가 총론을 넘어 실행론이 담긴 상세한 각론도 소개해야 한다. 이것이 유권자에 대한 진정한 예의다. 후보자들은 주요 거리에서 표심을 향해 90도 폴더 인사와 악수는 잘 하지만 진짜 지켜야 할 예의는 모른척 하고 있다. 공약과 함께 실행 방안이 담긴 각론도 공표해야 한다는 점이 선거법에 명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28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이번에도 유세차량에서 신나는 선거 로고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운동원들은 율동을 선보이며 선거 분위기를 띄울 것이고 벽보와 현수막도 도처에 넘쳐날 게 분명하다. 후보자들은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사실상 구호에 그치는 공약사업을 힘주어 말하는 예정된 수순을 밟을 게 뻔하다. '너죽고 나살자식'의 고소·고발전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런 방식은 선거운동의 과정에서 일부에 불과한 것인데 전부처럼 인식돼 버린지 오래다. 여야 후보자들은 내달 9일까지 13일간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유권자에게 진짜 알려야 할 것을 알리는 선거운동 기간이 되길 바란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