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충북대 의대 교수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민환 기자]

[동양일보 김민환 기자]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로 의대 교수 사직 등 의정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환 충북 도지사가 25일 지역 의과 대학 교수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가진 간담회에서 "양질의 의료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가 책임지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하며 사직서 제출을 재고해 달라고 설득했지만, 교수들은 증원 방침 철회 입장만 강하게 내세웠다.

김 지사는 "도는 필수 의료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단양의료원 설립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 의료 문제에 대해 압도적인 지원을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교육시설 및 연구 공간 확충, 교수 충원 등의 문제는 의대생들이 기초교육을 받는 2년여라는 시간 동안 정부 지원과 지자체 추가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청주 공항이 700만 이용객 공항으로 도약하고 있기 때문에 충북을 외국 환자들이 중증 치료를 받는 메디컬 허브로 키울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충북대 의대가 강화돼야 하며 도에서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며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심장내과 교수)은 "충북의 의료 지표가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해결하려는 병원 측의 지원 요청을 무시해왔다"며 "그동안 아무것도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재 충북대병원 병상 규모로는 200명을 절대로 받을 수 없다"며 "막연한 증원이 아닌 지자체 차원의 의사 수급 계획을 통해 충북에 남는 의사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간담회가 끝난 이후 비대위 측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나눈 이야기를 동료 의사들에게 공유하겠으나 교수 사직은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 사직을 막을 수 없을 것 "이라고 전했다.

한편 충북 유일 상급 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과 충북대 의대 소속 교수 5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비대위는 소속 교수 234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거나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사법·행정 조치가 취해질 경우 사직 의향이 있느냐'는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188명 가운데 155명(82.4%)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 김민환 기자 kgb526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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