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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행정서비스헌장
무의미한 행정서비스헌장
  • 동양일보
  • 승인 2012.08.12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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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 수 증평,진천 담당 부장

두 자치단체가 있다. 한 자치단체는 공장인허가 서류가 들어오면 즉시 관련 부서 회람을 돌려 최단 기간 내 인허가 절차를 진행한다. 또 공장 인허가 사항마다 전담 공무원을 배정시켜 관련 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무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반해 모 자치단체는 같은 서류, 같은 내용의 허가인데도 불구하고 마냥 시간을 즐긴다. 게다가 각종 트집을 잡아 반려하기 일쑤다. 그러면서 시 승격을 목표로 대규모 공장유치와 이에 따른 인구증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고 외치고 있다.

두 공무원이 있다. 한 공무원은 백가지 이유 중 구십 구가지 이유로 민원인이 신청한 인허가 사항에 불허 처분을 내려야 하지만 한 가지 합당한 근거를 찾아 불허 처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또 한 공무원은 구십 구가지 이유가 합당한 데도 불구하고 굳이 한 가지 안 되는 이유를 찾아 불허 처분한다.

이것이 지방자치단체와 공무원 개인 성향에 따라 민원인이 울고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 현실이다.

전국 자치단체는 고객인 국민에게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지난 1998년 제정된 대통령훈령에 따라 행정서비스헌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행정서비스헌장의 위반과 그를 위반한 위반자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가 없고 단순히 고객의 불만이 들어왔다고 해서 헌장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제도가 거의 사문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절차나 내용의 표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공무원은 행정서비스헌장제도를 위반하였는지, 고객은 부당하게 처우를 받았는지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행정서비스헌장이 실제로 이행되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특히 행정서비스헌장의 위반자에 대한 조치방안도 부족하다보니 위반 사항이 공무원의 성과나 인사에 반영되기보다 공무원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정도로만 그치고 있다.

행정서비스헌장에서 보듯 각종 지침이 표준화 돼 있지 않고 제도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감독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아직도 일부 공무원은 19세기를 꿈꾸듯 상전노릇을 여전히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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