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올해 명퇴신청 232명… 전년대비 61% 늘어
학교폭력·교권붕괴 영향 명퇴인원 예상 초과 예산 부족현상도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단 을 떠나는 교사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충북도내 교사들이 정년을 다 채우지 않은 채 교단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수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명퇴를 신청한 교원 수가 충북도교육청의 예상 인원을 초과해 명퇴자에게 지급해야 할 예산마저 부족한 실정이다.

1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말로 명퇴를 신청한 교원은 초등교원 17명과 중학교 47명, 고등학교 26명 등 모두 90명이고 이들에 대한 명퇴 수당으로 도교육청은 82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충북은 앞서 2월 말에는 142명(유·초등 39명, 중등 103명)의 교원이 명퇴를 신청했으나 도교육청이 예상한 명퇴수당을 초과해 88명만 명퇴해 올해 명퇴 교직자는 모두 178명이다.

이는 지난해 144명 대비 26.4% 증가한 수지며 지난 2009년 79명 이후 2010년 114명 등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명퇴를 신청한 교원(232명) 수로 본다면 전년 명퇴자 대비 61%가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명퇴신청 교원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등교원의 명퇴신청 사례가 급증한 것은 소위 ‘교권붕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명퇴를 신청한 도내 한 고교 ㄱ 교사는 “최근 몇 년 사이 교사의 지도에 반항하거나 심지어 교사를 조롱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며 “이런 분위기속에서 교단에 있는 것이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ㄴ 교사도 “교단에 설 수 있는 체력 고갈과 함께 급변하는 학교 분위기 때문에 고심하다 명퇴를 결심했다”며 “주위 교원들도 ‘학생인권 운운하며 대드는 아이들 때문에 못해먹겠다’는 말을 자주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충북에서도 교권붕괴 사례가 잇따르는데, 이는 초등보다는 중·고등학교에서 심각하다”며 “학생인권을 존중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수업권과 교권은 추락하는 최근의 현상이 명퇴 신청자 증가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는 올해 명퇴하는 교사가 4743명(8월 말 1864명, 2월 말 287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1746명, 중학교 1665명, 고교 1329명, 교육전문직 3명 등이다.

이 같은 명퇴 규모는 지난 2009년 2992명에서 급격히 증가해 2010년 4184명, 2011년 4151명 이후 최다 수준이다.

올해 명퇴 교원이 늘어난 것은 교과부가 지난 5월 시도교육청에 퇴직수당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퇴직 신청을 되도록이면 수용하라고 요청하면서 8월 명퇴 수용률이 거의 100% 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8월의 경우 명퇴 신청자 가운데 결격사유가 있어 받아들여지지 않은 교원은 전국적으로 4명(서울 3명, 대전 1명)에 그쳐 수용률이 99.8%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명퇴자가 늘어나면서 내년 신규 교원 임용규모가 올해부터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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