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장 수문 조작 의혹 제기
청주시 “수량 높아 수문 올린 것”

내덕지구 우수저류지 설치반대 비대위 주민들이 16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주시의 내덕지구 우수저류지 설치사업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임동빈> 



청주시가 내덕동 옛 MBC 앞 도로에 우수 저류지 설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내덕지구 우수 저류지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16일 사업 추진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지난 13일 새벽에 폭우가 쏟아져 이 지역 일부 도로가 침수된 것이 우수 저류지 사업 추진을 위해 시 공무원이 우암 펌프장의 수문을 조작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청주시청에서 “784000만원의 국비와 66억원의 시비가 들어가는 사업을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추진하려는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청주시가 내덕지구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지난 2월 상습 침수 피해지역으로 지정해 소방방재청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가 지난 10일 상습 피해 지역 지정을 담당하는 환경부 담당사무관과 통화를 한 결과 최근 수년간 상습 침수 피해 지역을 지정한 곳은 한곳도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또 금강유역 환경청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내덕지구가 상습 피해 지역이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지난 12~13일 새벽까지 시간당 38mm의 집중 강우시 일시적인 물 차오름 현상을 보고 확인 불가의 차량을 이용, 마치 엄청난 침수가 있는 것 처럼 묘사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그러나 물차오름 현상이 강우가 계속되는 상황속에서 시 직원의 전화 통화 후 1분도 채 안 돼 물이 빠졌고, 이에 비대위가 14일 우암 펌프장의 수문을 관찰한 결과 수문을 조작한 정황이 포착돼 강한 의혹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업을 취소하고 이번 강우시 피해가 가장 큰 다른 지역으로 이전 추진할 것을 요구하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한 바 있다또 최근 시 관계 공무원들의 위법 부당행위에 대해 검찰에 사실 규명을 위한 진정서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의 우암 펌프장 수문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 청주시는 배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쓴 격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시 관계자는 무심천의 수량이 평상시 수문 높이인 2m30cm에 육박해 직원이 원활한 배수를 위해 배수펌프장 수문을 조작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소방방재청 도시방재 정책사업 일환으로 국비 78억원을 확보해 총 투자 사업비 140억원을 들여 2014년 초 준공을 목표로 우수 저류지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의 승인으로 착공만 남겨뒀던 이 사업은 옛 MBC앞 도로 양측 상가 주민 등이 반대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추진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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