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 근 취재부 기자

 

기사내용에 대한 질의가 많았던 주말. 이런저런 항의(?)와 질문에 대한 해명을 해야 했다. 지난 23일 오전 발생한 LG화학 청주공장 폭발사고 기사와 관련해서다. 다른 지역지들이 14명(또는 15명)이라고 사상자를 발표했는데 유독, 동양일보만이 ‘11명 사상’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독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사상자를 줄인 것은 무슨 의도냐”는 항의부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냐”고 묻는 질문까지….

사정은 이렇다. 23일 오전 10시 10분께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LG화학 청주공장 내 ‘유기발광바이오드 물질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폐용매를 담은 드럼통이 폭발한 사건이다. 당연히 기자들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LG화학이 정문을 엄격하게 통제, 언론 출입조차 막혔다. 결국 취재를 하지 못하게 된 기자는 결국 외부에서 출입하는 경찰이나 소방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 닥쳤다.

처음 현장에서 발표한 사망자는 1명, 부상자는 13~14명에 달했다. 경찰, 소방당국은 사고수습과정에서 오락가락하다 오후가 돼서야 사망자 신원이나 당시 사고 현장 상황 등이 하나 둘씩 바깥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망자는 이모(27)씨인데 병원 도착 직후 사망했다는 것과 부상자는 13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은 화상이 깊어 화상치료 전문병원인 대전 ㅂ병원으로 옮겨졌다는 것, 또 6명 중 2명이 중태(27일 결국 사망)라는 것 등이다.

그러던 중 당초 부상으로 알려졌던 3명의 경우 유독가스 노출에 의해 단순한 ‘가슴울렁증’을 호소했다가 귀가한 사실이 소방당국 관계자로부터 전해졌다. 이후 기자는 “1명 사망, 10명 부상”이라는 소방당국의 공식브리핑을 인용했다. 좀 더 명확한 사실을 알리려던 의도였지만, 인용이나 설명이 부족해 기자의 의도가 독자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어쨌든 기사에 날카로운 관심을 가져 준 독자들의 ‘소중한 의견’이 너무나 고맙다. 질문에 답하다 보니 짜증도 났었고, 귀찮기도 했지만, ‘존재감’이랄까. 기쁘기도 했다. 종이 ‘활자’가 시장 환경에선 쇠락의 길에 서 있다지만 ‘활자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매일매일 기록을 남기는 기자의 역할과 책임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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