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공세, 불법 사찰 프레임 속으로 -"정치공방 땐 장기적으로 불리" 관측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새누리당의 불출마 협박 의혹을 제기한 것을 놓고, 안 원장의 대선 행보에 미칠 유불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공개적인 정치적 행보를 극도로 자제해온 상황에서, 파격적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정면 대응한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안 원장이 불법사찰의 피해자라는 측면을 부각시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민주통합당과의 연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사생활과 관련해 최근 제기된 의혹과 앞으로도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 각종 검증공세를 불법 사찰 프레임에 가둬놓을 가능성도 있다. 예방주사를 세게 놓은 셈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9일 "스스로 본인에 대한 음해 내용을 낱낱이 이야기한 것이 국민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면서 "기존 정치인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불법 사찰 의혹이 설득력을 가질 경우 안 원장의 지지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안 원장은 전세살이 논란이 확산되고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거수기 의혹이 제기된 뒤 지지율 하락추세를 보여왔다.

더구나 민주당 경선의 흥행 부진 속에서 이번 의혹 제기로 안 원장에 대한 여론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대선국면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안 원장 간의 대결구도로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네거티브 공세에 정면으로 맞선 점은 안 원장의 이미지를 강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 원장이 정치경험이 없는데다 온건한 이미지여서 살벌한 정치판의 분위기를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부정적인 여론을 다소 해소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안 원장 측은 부인하지만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행위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안 원장 역시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는 부정적인 관점이 형성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원장 측이 루머성 이야기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하지만, 안 원장 측이 입에 올린 내용 자체가 심리적으로 사람들에게 계속 궁금증을 일으키게 하거나 머릿속에 남게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는 점을 지적했다.

안 원장 주변의 일각에서도 다소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정치공학적 모양새로 비쳐지는 점이 `안철수스타일과는 다르다는 우려에서다.

안 원장 주변의 한 인사는 "음해성 검증공세에는 대응해야 하지만, 이번 의혹 제기 과정이 안 원장의 스타일과는 달라 국민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안 원장 측이 새누리당의 대대적인 반격에 대응을 자제하는 이유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 측의 의혹 제기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지고 지나친 면이 있다"면서 "정치공방이 되면 장기적으로 안 원장에게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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