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동선ㆍ메시지ㆍ일정에 "전략적 고려" 요구 잇따라

 

새누리당에서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12월 대선전략을 전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1차 승부처였던 추석연휴 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부 반등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ㆍ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극심한 혼전을 벌이고 있어, 선거전략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다시 치고 오르기 어려워진다는 위기감에서다.

더욱이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의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로 스포트라이트가 옮겨갈 수 있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여간 파괴력 있는 전략을 들고나오지 않는다면 10월은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선대위 부본부장인 남경필 의원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선거가 쉽지 않고 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면 그 때는 다 바꿔야 한다"며 "사람, 메시지, 행동양식 등을 지금 다 점검해보고 `힘들다고 하면 지금 해온 방식이 아닌 쪽으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한 관계자는 박 후보의 최근 부산, 대구 등 `텃밭 챙기기 행보에 대해 "지지자를 만나 힘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지지 기반 확장에는 도움이 안된다. 서울 변두리 시장을 방문하는 게 나았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후 주목을 받았던 행보는 작가 이외수씨와의 만남이 유일했다고 본다"며 "후보 스스로 편안해지려는 것을 버려야 한다. 타성대로 가면 안된다"고 경계했다.

이 같은 요구의 교집합은 박 후보가 더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당이 지난주 발표한 `하우스푸어ㆍ렌트푸어 대책이 기대 외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중도층 흡수를 위한 외부인사 영입이 난항을 겪었으며, 지지층 중심으로 다니는 박 후보의 최근 동선이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는 일부 평가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의원은 "일단 야권단일화 대응전략이 더 정교해져야 하고, 과거사 논란을 거친 박 후보의 이미지가 다시 개선돼야 한다"며 "국민통합에서도 지역별, 세대별 통합대책이 심도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이런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 하다.

그는 전날 `선거준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역할을 잘해달라"며 심기일전을 당부했다.

박 후보 진영의 한 핵심 인사는 "`다시 시작한다는 발언은 절대로 그냥 지나가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이번 추석 연휴를 끝으로 새로운 변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는 위기 국면에서 오히려 침착해지며 굉장히 빠르게 자기 걸음을 걷는 스타일"이라며 타개책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고민이 아직 선거 전략에까지 접목된 상태는 아니다.

다만 앞으로 박 후보의 비서실이 아니라 종합상황실이 중앙선대위에서 `두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박 후보도 전날 종합상황실의 역할에 대해 "일일 선거상황의 흐름을 분석하면서 전체의 흐름 속에서 어떤 전략과 일정으로 가야하는지 대응을 잘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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