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8일 “선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며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다 뒤엎어 새로 시작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선거를 포기하자는 얘기나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충북과 대전 시？도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뒤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와 기자 간담회 등을 잇따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충북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선거가 내일 모레인데 막바지에 모든 것을 교체하자며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치르고 난 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을 위해서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위기 상황 때는 항상 당이 시끄러웠다”며 “내부 권력과 자리싸움이 있는 것이 정치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을 손가락질하기에 앞서 ‘나는 수수방관하지 않았나’,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나’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 사람이 그런(모든 걸 바꾸자는) 얘기를 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사퇴하겠다는 이날 안대희 당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회견의 말씀을 보고 제가 안 위원장과 대화를 한번 해보겠다. 그리고 나서 말씀드리겠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두 분이 잘 판단하시리라고 본다”면서도 “김종인 위원장도 많이 도와주려고 들어오신 것이며, 잘 판단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충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당내 계파갈등이 없는 새로운 모습을 국민께 보이고, 모두가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단합을 주문했다.

그는 “벼가 튼튼하게 무르익으려면 여름 내내 뙤약볕, 장맛비를 이겨내야만 하고, 가을 새벽의 찬이슬도 참아내야 한다”며 “어떤 일이든 크게 이뤄야 하는 일에는 쉬운 일이 없다. 고난이 반드시 동행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 카이스트에서 과학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다 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지도부 총사퇴론’ 등 큰 폭의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최경환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로 매듭짓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누구를 탓하고, 누가 잘못됐다고 하기 전에 ‘나는 당의 승리를 위해 나의 할 몫을 다하고 있는가’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몫부터 다하면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그렇게 해야지, 여기서 판을 다 뒤집어 갖고 어떻게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지영수？정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