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기술유출 피해액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유출의 40% 이상은 대기업 등의 `인력 빼가기'에 의해 이뤄졌다.

22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유출을 경험한 중소기업은 12.5%였으며 유출 한 건당 피해액은 평균 15억8000만원이었다.

기술유출 경험 기업은 2008년 15.3%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건당 피해액은 같은 기간 9억1000만원에서 15억원대로 크게 늘었다. 이는 부설연구소를 보유한 1만5000개 중소기업 중 매년 10% 정도의 표본을 추출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기술유출 경로는 `인력 빼가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 기준으로 기술유출의 42.2%가 `핵심인력 스카우트'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복사ㆍ절취'(38.9%), `이메일ㆍ휴대용장치'(18.4%), `시찰ㆍ견학'(10.8%)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인력 스카우트에 의한 기술유출은 2008년 29.7%였으나 3년 새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중소기업들은 최근 이직률 급증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핵심 인력이 대기업 등으로 빠져나가 타격을 받고 있다.

중소 제조업체 직원들의 이직 원인 중 대기업의 스카우트에 의한 비중은 2009년 0.6%에서 2010년 0.8%, 지난해 1.5%로 증가했다.

이는 직원 10명 미만의 영세 기업까지 포함한 수치로 직원 수 100명 이상 업체로 범위를 좁히면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다.

직원수 100∼199명 규모 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인력 빼가기는 2009년 1.3%, 2010년 2.0%, 지난해 5.8%로 증가했다. 직원 수 200∼299명 기업은 같은 기간 1.1%, 1.2%, 6.1%로 급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등 지식기반서비스업에서도 대기업으로의 인력 유출이 심각했다.

지난해 731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직의 6.2%가 대기업의 스카우트에 의한 것이었다.

대기업 납품업체일수록 기술인력을 빼앗긴 경험이 많았다. 최근 5년간 한차례 이상 기술인력을 빼앗긴 중소기업의 75.0%가 대기업 납품업체였다.

특히 대기업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의 인력을 주로 빼갔다. 또 근무기간이 길고 숙련도가 높은 고급 인력의 유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대기업의 인력 빼가기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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