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여자교도소 강당서 열려
260여명 참석…‘감동 선사’

 

 깊어가는 가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가 펼쳐져 수용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가 주최하고 동양일보가 후원한 2충청북도 시 낭송회23일 오후 2시 청주여자교도소 강당에서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 회장인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과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을 비롯해 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 회원,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자 등 260여명이 참석했다.

전문 시낭송가들의 공연답게 이날 관객들은 다양하게 감정을 살려내는 언어 표현의 기교와 목소리의 고저(高低), 장단(長短), 강약(强弱)의 적절한 조절, 낭송에 맞춰 표현하는 동작과 행위 등 새로운 공연예술의 시각에서 신선한 감동을 전했다.

이덕자씨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 수상자인 장경미씨의 박노해 시 사랑은 끝이 없어라를 시작으로 전미진씨의 신경림 시 가난한 사랑 노래’, 오영임씨의 김춘수 시 능금’, 권영희씨의 정일근 시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가 낭송됐다.

신미경 예무단장의 무용 한량무도 객석에 있는 수용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남 시도문화재로 지정된 한량무는 한량(일정한 벼슬없이 놀고 먹는 양반)이 여인을 유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정수정씨가 권대용 시 맨드라미에 부침, 김은수씨는 정호승 시 연어’, 유경희씨는 신석정 시 그 먼나라를 알으십니까를 낭송했다.

또 시인이자 시낭송가인 이명환씨는 유관순 열사와 3.1 만세운동에 관한 자작시 ! 그날 아우네 장터를 담담하게 낭송, 관객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청주문화원 색소폰지도강사인 윤석범씨는 잘 알려진 팝송 마이웨이를 색소폰으로 연주,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합송에 나선 이화선·조경주·전미진·유경희·권영희씨는 조철호 시 청주의 여자들은을 읊었다. 수용자들은 시구(詩句)에 담긴 여성들을 자신들과 비교하며, 미소 짓기도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박상희씨는 이기철 시 별까지는 가야한다’, 조경주씨는 이해인 시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시종 자리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육감은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특유의 인사말에 이어 이상선시 소포를 낭송했다.

권금주씨와 그가 봉사하고 있는 다사리장애인학교 정칠성·최명랑·최병재씨는 도종환시 담쟁이를 멋지게 선보여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은 마무리 인사에서 이 특별한 장소에서 열린 특별한 행사를 보며 바깥의 무르익은 가을이 대단한 것이 아니고 가슴과 가슴을 잇는 우정이 대단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메마르고 어려운 시대, 척박한 생활을 뛰어넘는 방법은 서정과 인간성을 되찾는 것이라며 지금부터 입맛에 맞는 시를 암송하고, 애송하는 새로운 생활로 가슴에 새로운 향이 피어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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