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기 원 신성대 교수

 

한때 변화무쌍한 21세기에 적합한 리더십 중 하나로 서번트 리더십이 주장되었다. 서번트 리더십은 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가 저술한 ‘Servant Leadership’에서 처음으로 제시되었는데, 그는 서번트 리더십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종업원, 고객, 및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이라고 하였다.

경영학계의 귀재인 드러커(Drucker)‘Managing for the Future’에서 지식시대에는 기업내에서 상사와 부하의 구분도 없어지며, 지시와 감독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리더가 항상 부하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에서 리더가 부하들을 위해서 헌신하며 부하들의 리더십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서번트 리더십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을 암시하였다.

봉사적 리더십 혹은 섬김의 리더십으로도 불리는 서번트리더십은 표현이 갖는 상징성으로 말미암아 종교적 영역 특히 기독교의 사목을 담당하는 지도자들에게 적합한 리더십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서번트리더십은 경영학계는 물론 일반사회에서도 회자되고 있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속한 조직이나 주위의 조직 혹은 사회일반의 조직에서 발견되는 리더십은 어떤 유형의 리더십인가? 서번트리더십이 발휘되고 있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리더의 문제일까 아니면 상황이나 조직의 특성 때문일까?

리더십과 관련하여 자질론, 행동유형론, 상황이론이 있다.

자질론이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생래적 속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자질론에는 지도자의 신체적 특성에서 자질을 찾는 이론과 지도자의 성격 속성을 내세우는 이론의 2가지 유형이 있다.

행동유형론은 지도자의 행태분석을 통해서 성공적인 지도자들이 보이고 있는 리더십행태를 밝히고자 하는 입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 등 자질보다는 지도자들이 실제 어떤 행동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황이론은 리더의 개인적 속성이 아니라 상황이 지도자를 만든다는 입장으로,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이유는 그가 지닌 생래적 속성 때문이 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적합한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리더십이론은 초기의 자질론에서 상황이론으로 발전하여 왔다.

그렇다면 서번트리더십은 이러한 이론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또 조직의 특성에 따라 이러한 요인들은 상호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먼저 공공조직과 민간조직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서번트리더십은 공공조직에 적용하기가 더 쉽다.

왜냐하면 공공조직의 경우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단체장들이 주민들의 직접선거를 통해서 4년마다 선출되기 때문에 재선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민심을 존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너가 있는 기업의 경우 자기가 회사를 차렸고 내 맘대로 운영하겠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서번트리더십을 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경우에도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른 회사와 경쟁적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아니면 독점적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서번트리더십을 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후자는 소비자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갖기 때문에 부하들의 의견에도 덜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이 서번트리더십을 택하지 않는 이유는 리더가 갖는 속성과 관련이 있다. 권위주의 문화가 강한 한국의 풍토에서 자수성가한 기업가의 경우 독특한 성향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독특한 성향으로 사회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굳이 부하의 의견을 듣거나 비판적 입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간섭당하는 것 같아서 듣기 싫고 귀찮기 때문이다. 듣지 않아도 잘되고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 주변에는 대개 예스맨만 모인다. 상황이 그렇게 조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의 생명력은 짧아질 것이다.

역사상황에 따라 효용성을 발휘하는 리더십의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시대변화의 흐름을 읽는 지도자의 혜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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