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성인 319명 대상 조사결과

 

 

흰머리 염색약을 사용하는 사람 4명 중 1명꼴로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처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피부과 강훈 교수팀은 머리염색 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성인 319명을 조사한 결과 23.8%(76명)가 각종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0일 밝혔다.

부작용은 가려움, 눈 따가움, 홍반 등의 순으로 많았는데,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한 76명의 환자 중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20명(26.3%)에 불과했다.

병원을 찾지 않은 이유로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25명, 44.6%), '염색 후 정상적으로 생길 수 있는 증상이라고 생각해서'(22명, 39.3%) 등의 답변이 많았다.

그러나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 중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염색약을 바꾼 경우가 72.4%(55명)에 달했으며 염색약을 바꾼 후에도 47.3%(26명)는 부작용이 계속됐다고 답했다.

이는 상당수 응답자들이 염색의 이유로 꼽은 '젊음'(53%), '좋은 인상'(36.7%) 등을 위해 염색 후의 여러 부작용을 감수한 채 염색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염색약 제품의 인지도도 크게 낮았다.

의료진이 시중에 판매되는 68종의 염색약제를 나열해 보여준 뒤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 결과, 319명 중 73%(233명)가 상표를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 부작용이 잦은데도 어떤 염색약이 문제를 일으키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셈이다.

염색약은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도 상당수 사용자가 부작용의 심각성이나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훈 교수는 "일부 약제는 헤나나 오징어 먹물 등의 다양한 첨가제를 함유하고 있어 부작용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물질을 알기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인 만큼 염색약의 성분과 주요 부작용을 알리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결과는 대한피부과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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