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신당 창당설도 거론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나흘 전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간의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양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안 전 후보와 손 고문은 지난 26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만나 4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회동은 손 고문이 먼저 연락해서 성사됐다.

일단 손 고문은 이 자리에서 후보직 사퇴로 마음고생을 했을 안 전 후보를 위로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손 고문은 안 전 후보에게 "새 정치도 중요하고 정권교체도 중요하다"며 "나도 속이 많이 상했었지만 정권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같이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손 고문의 한 측근은 전했다.

손 고문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불공정 모바일경선 논란 등과 관련해 문재인 후보 측과 갈등을 겪다 경선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단일화 룰협상 과정에서 문 후보 측과 갈등하다 결국 후보직을 내려놓은 안 전 후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이 끝난 후 두달여 간 칩거해온 손 고문은 이날 안 후보를 만난 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도 만나 4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이 때 문 후보에게 안 후보와의 회동 사실을 밝혔을 가능성이 있다. 손 고문은 다음날인 27일 광화문 유세를 시작으로 문 후보 지원에 나섰다.

손 고문의 동선을 살펴봤을 때 손 고문이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손 고문이 문 후보 지원에 전면적으로 나선 상황이고 안 전 후보 역시 12월 3일 캠프 해단식을 기점으로 문 후보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여 두 사람은 대선 전에 `정권교체'를 위해 힘쓸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대선 이후의 상황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날 만남에서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내 계파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데다 안 전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손 고문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갈등이 표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의 지지기반이 중도층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특히 안 전 후보의 경우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신당 창당 등을 통한 정치세력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손 고문과 어떤 방식으로 함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은 두 사람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정치쇄신'이나 '민주당 쇄신' 등을 고리로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안 전 후보가 당을 만들 경우 신당에 손 고문이 합류하는 방식 또는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을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안 전 후보 측은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유민영 대변인)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아직 향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손 고문과의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캠프 내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위로와 정권교체에 대한 공감대 형성 수준이었다고 보면 된다"며 "지금 상황에서 대선 이후를 연결지어 확대 해석하거나 이상한 구도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낮 국민소통자문단과 오찬을 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밤 급작스럽게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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