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와 수도권, 부동층이 9일 앞으로 다가온 '대권 승부'의 칼자루를 쥘 전망이다.

전체 유권자의 21.8%에 달하는 40대, 절반에 육박하는 수도권 표심은 10일 현재까지 안갯속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일제히 40대와 수도권에서의 판세를 `경합'으로 판단, 남은 선거기간 이들 표심을 움직이는데 사활을 걸 방침이다.

박 후보 지지성향이 뚜렷한 50대 이상과 문 후보 지지층이 밀집한 2030세대의 '가교'인 40대에서는 팽팽한 지지율 경쟁이 진행 중이다. 여론조사마다 40대 지지율이 달리 나타나는게 이를 뒷받침한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8일 여론조사,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7∼8일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의 40대 지지율이 박 후보를 각각 7.1%포인트, 16.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의 8일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가 40대에서 45.8%를 기록, 문 후보(42.9%)를 2.9%포인트 앞섰다. 중앙일보의 자체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문 후보를 6.5%포인트 리드했다.

수도권에서의 경합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야권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 수도권에서 박 후보의 추격이 가시화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인천ㆍ경기 지역에서의 박 후보 상승세가 눈에 띈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문 후보가 박 후보를 8.2%포인트 앞섰지만 인천ㆍ경기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문 후보보다 8.2%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의 조사결과도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47.8%, 박 후보의 지지율은 39.8%였으나, 인천ㆍ경기에서는 박 후보 48.0%, 문 후보 42.2%였다.

그동안 40대와 수도권에서는 안철수 전 후보가 강세를 보여왔다.

따라서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전폭 지원으로 40대와 수도권 표심이 움직이며 문 후보가 `반전 드라마'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까지는 그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극심한 단일화 진통에 따른 반작용으로 박 후보가 그동한 40대ㆍ수도권에서 `득점'한 지지율이 적지않은 만큼 이를 만회하기가 여의치 않거나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안 전 후보의 지원 활동이 지지율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결과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를 놓고 박ㆍ문 후보 진영 간 극명하게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후보 진영은 "안 전 후보의 등장으로 조금의 변화는 있지만 판세를 바꿀 정도의 큰 변화는 없다"고, 문 후보 측은 "확실히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여기에 민심이 담길 것"이라고 각각 밝혔다.

또 8% 안팎에 달하는 부동층도 승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의 조사에서의 부동층 규모는 8.4%,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8.1%, SBS와 TNS의 조사(6∼7일)에서는 7.5%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선거전 초반 20% 안팎에 달하는 '모름ㆍ무응답'층이 대선에 임박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특정 후보로의 일방적인 `쏠림'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안 전 후보의 사퇴로 형성된 '신(新)부동층'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동층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박 후보보다는 문 후보로의 이동이 다소 많은 것으로 보인다.

'문-안 연대'가 수면 위에 오른 이후 전체 지지율 측면에서 박 후보가 여전히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지만 그 격차가 줄어들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부동층이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표 '불참·기권'으로 남을 가능성, 13일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판세를 감안해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에 투표하는 '밴드왜건 효과'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동시에 투표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특정 후보 유불리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부동층이 투표율을 좌우할 변수로도 꼽힌다.

이와 함께 여론조사상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범보수연합, 범진보연합 등 두 후보 지지층이 공고한 응집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숨은 표'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부동층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표'가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통상 여론조사에서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경우 응답을 꺼리므로 문 후보의 `숨은 표'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지지층 간 강력한 세대결로 인해 상당수 표가 가시화됐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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