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에서 이렇다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 등 두 진보정당의 진로는 어떻게 될까.

지난 9월 분당 사태 이후 불과 석 달여 만에 이번 대선을 맞은 두 정당은 정권교체 실패라는 이번 대선의 결과를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내심 집권보다는 2002년 16대 대선 때처럼 야권 후보가 승리하면서 진보정당의 대선 후보도 선전했던 결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정희 전 후보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하지도 못했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내세우며 막판 후보 사퇴까지 했음에도 야권 후보가 패배하며 애초 의도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보수층 결집을 불러왔다는 일부의 비판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이 전 후보가 TV토론 등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제3자로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드러냈다며 고무적인 분위기다.

선대위 해단식에서는 "이번 대선을 통해 당이 부활했다"는 평가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다음 달 1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현 비대위 체제를 탈피, 당 정상화에 나서고, 길게는 2014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진보정의당은 대선 결과의 충격 속에 조금 더 침잠한 분위기다.

통합진보당과는 달리 '국민연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심상전 전 후보가 등록 전 일찌감치 사퇴하는 등 정권교체를 위한 범야권 단일화에 사실상 '올인' 했지만, 결국 야권 후보가 패배하면서 이 모든 노력이 빛이 바랜 상황이 됐다.

이에 진보정의당은 우선 연말까지는 이번 대선을 복기하면서 사후 평가를 통해 당의 향후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당 내부에서는 실패로 끝난 야권연대에 다시 발을 담그기보다는 대중적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나 역할을 더 분명하게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애초 계획했던 '제2창당'을 내년 초에 실행에 옮긴다는 목표로, 당의 이름과 정체성을 포함한 폭넓은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